프로야구에는 '엘리트 92학번'이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92년 고교를 졸업한 투수들이 유난히 기량이 좋았다는 의미다. 당시 조성민 임선동 박찬호 등 내로라하는 고교 유망주들이 대거 대학에 진학해 92학번을 달았다. 이들은 나중에 프로에 진출해 한국 야구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긴다.
이와 비슷한 표현이 두산 구단에도 있다. 바로 '엘리트 07학번'이다. 200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두산에 입단한 투수들을 의미한다. 이용찬 임태훈 김강률 이원재가 그들이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이용찬과 임태훈이 1차, 이원재는 2차 1라운드, 김강률은 2차 4라운드에서 각각 두산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당시 두산은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질 신인들이 입단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가운데 이용찬과 임태훈은 1군 주축 전력으로 성장했지만, 김강률과 이원재는 입단 이후 부상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 1일 팔꿈치 부상을 입은 임태훈을 2군으로 내리고 김강률과 이원재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김강률과 이원재는 올시즌 첫 1군 등록이다. 공교롭게도 김강률과 이원재는 김진욱 감독이 2군 투수코치 시절 애정을 가지고 키웠던 투수들이다. 김 감독은 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두 선수가 경기전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더니 "우리 유망주들은 언제 크나"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원재는 이날 경기서 오랜만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3자범퇴로 막았다. 삼성 배영섭 박한이 최형우를 모두 플라이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1군 복귀전을 마쳤다. 최고 구속은 148㎞를 찍었다. 지난 2010년 9월22일 잠실 SK전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이원재는 당분간 부담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150㎞의 강속구를 뿌리는 김강률 역시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구위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현재 엘리트 07학번 4명중 3명이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있다. 임태훈이 오는 10일 1군에 복귀할 예정이라 입단 동기 4명이 조만간 1군에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들이 향후 10년 동안 두산 마운드를 이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불펜 투수로 던지던 이용찬과 임태훈을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김강률과 이원재를 최근 1군으로 불러올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들 4명이 김 감독의 바람대로 두산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할 시점이 머지 않았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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