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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와-박지성, '악어와 악어새' 되야 공존할 수 있다

by 김진회 기자
지난해 초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 당시 일본 가가와 신지(왼쪽)과 박지성의 모습. 도하(카타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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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한 저널리스트는 가가와 신지(23·도르트문트)를 이렇게 묘사했다. "역동적인 스타일의 가가와는 달필가들이 글을 다듬는 모습을 연상케한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극찬과 비슷한 톤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가가와의 맨유행 루머가 나돌 때 정교한 플레이를 '아름다운 글쓰기'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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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가 현실이 됐다. 가가와가 맨유의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5일(이하 한국시각) 맨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됐다. 몸값은 기본 1200만파운드(약 217억원)다. 여기에 플레이 옵션 500만파운드(약 90억원)가 보태졌다. 자신의 활약에 따라 전 소속구단이 챙길 수 있는 이익이 높아진다. 2008년 이후 맨유에서 발생한 최고 이적료에 가깝다. 맨유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토트넘에서 3075만파운드(약 556억원)에 데려온 뒤 선수영입에 1700만파운드를 쓴 것은 지난시즌 애슐리 영과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 둘 뿐이다. 가가와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에게 거는 기대가 높다. 맨유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 1순위 에덴 하자드를 첼시에 빼앗겼다. 그러면서 가가와의 영입에 공을 들이게 된 것이다.

이젠 가가와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건은 포지션이다. 가가와는 측면과 중앙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그러나 가장 최적화된 포지션은 섀도 스트라이커다. 4-2-3-1 포메이션을 쓰는 도르트문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최전방 공격수 밑에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을 때 파괴력이 극대화됐다. 수비가담의 부담이 적어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가가와가 독일에서 성공신화를 쓸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클럽팀에서의 활약과 달리 대표팀에선 부진했다. 포지션과 연관이 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가가와를 왼쪽 미드필더로 쓰고 있다. 중앙에는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를 둔다. 가가와가 스피드를 보유하긴 했지만 전문 측면 공격수처럼 측면을 뚫어내는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 맨유의 주 포메이션은 4-4-2다. 가가와가 베테랑 폴 스콜스(38)의 대체자라고 가정한다면, 중원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클 캐릭, 톰 클레버리 등과 팀의 척추를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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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별' 박지성과는 충돌하지 않을까. 박지성은 측면 자원으로 분류된다. 맨유의 윙어들은 포화상태다. 좌우 측에 모두 로테이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더블 스쿼드'가 구성되어 있다. 왼쪽 측면에는 영과 박지성, 오른쪽 측면에는 발렌시아와 나니가 대기 중이다. 라이언 긱스도 언제든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격이 가능하다. 이런 시나리오가 작성될 경우 박지성과 가가와는 공존할 수 있다.

하지만 변수가 존재한다. 또 다른 미드필더의 영입이다. 루카 모드리치(토트넘)와 레이톤 베인스(에버턴)가 퍼거슨 감독의 다음 타깃이다. 이들이 맨유로 이적할 경우 가가와도 포지션 경쟁 및 변경이 불가피하다. 가가와를 비교적 비싸게 영입한 이상 퍼거슨 감독도 어떻게든 기용해 효과를 낼 수밖에 없다. 측면 공격수로 돌아설 경우 박지성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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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둘이 상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또 그려볼 수 있다. 가가와의 단점은 체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19번이나 교체아웃됐다. 퍼거슨 감독도 가가와의 수비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그래야 환상적인 패스와 역동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을 보완해줄 선수가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여느 수비수 못지않은 수비력을 갖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시즌 성공을 바라는 가가와와 맨유에서 은퇴하고픈 박지성은 '악어와 악어새'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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