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개막전에서부터 큰 망신을 당할 뻔 했다. 그것도 자신들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였다. 유로 2012의 호스트 폴란드를 망신살에서부터 건진 것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평소 주목받지 않는 포지션인 백업 골키퍼. 프로제미슬라프 티톤(25·PSV에인트호벤)이다.
티톤은 1-1로 맞서던 후반 24분 투입됐다. 스체스니 골키퍼(아스널)가 그리스 공격수 디미트리스 살핑기디스(31·파나시나이코스)를 넘어뜨리며 퇴장당했다. 티톤은 들어가자마자 페널티킥을 막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티톤은 국제무대에서 그리 이름이 알려진 선수가 아니다. 폴란드의 전설적인 골키퍼 예지 두덱(39)을 보고 자란 티톤은 국내 무대 활약이 미비했다. 자국 리그에 있는 고르니크 레츠나에서 뛰었다. 그저그런 성적을 냈다. 하지만 2007년부터 날개를 달았다 .팀의 대대적인 부정부패가 발각되며 3부리그로 강등됐다. 티톤은 네덜란드로 날아갔다. 로다 JC에서 4시즌간 뛰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8월 PSV에인트호벤으로 임대된 뒤 5개월만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PSV에인트호벤에서는 14경기에 나섰다.
유럽 무대에서 인정을 받자 폴란드 대표팀도 그를 외면할 수 없었다. 2010년 A대표팀 첫 발탁 이후 2년만에 유로 2012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에는 제3의 골키퍼였다. 하지만 루카스 파비앙스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제2의 골키퍼로 올라섰다.
페널티킥은 티톤의 전공 과목이었다. 소속팀에서도 페널티킥 선방에 관한한 따라올 자가 없었다. 티톤은 마음 편히 나섰다. 골문 앞으로 가면서 이미 놓여진 공을 한 번 만졌다. 그리고는 선방을 기도했다. 티톤이 페널티킥을 막을 가능성은 그리 놓지 않았다. 키커는 게오르고스 카라구니스(35·파나시나이코스)였다. 베테랑은 아무런 걱정없이 킥을 했다. 카라구니스는 공을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보냈다. 하지만 거기에는 티톤이 있었다.
이후 티톤은 그리스의 거듭된 공세를 선방으로 막아냈다. 또 하나의 스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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