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이었다. 표정도 달랐다.
결전을 하루 앞둔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은 분주했다. 한국은 1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레바논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
최강희호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심정이었다. 15분만 공개한 후 문을 닫았다. 45분 동안 비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선택과 집중이었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대비한 공격 전술, 세트피스 훈련을 중점적으로 연마했다.
최 감독과 태극전사들의 머릿속에는 패전은 물론 무승부도 없었다. 다만 화려함은 감췄다. 실리를 노래했다. 최 감독은 "어차피 우리는 한 골이 필요하다. 승점 3점이 필요하다"는 말로 진중하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
레바논은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에서 한 조에 속했다. 환희와 상처를 줬다. 한국은 지난해 9월 홈에서 열린 3차예선 1차전에서 6대0으로 대승했지만 11월 5차전 원정에서는 1대2로 패했다. 사령탑이 교체됐다.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은 레바논 원정을 끝으로 물러났다. 최 감독은 대승은 물론 아픔도 경계했다. "대승했던 기분에 사로잡혀 경기 초반부터 조바심을 내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 레바논이 팀과 팬들에게 아픔을 줬지만 크게 보면 최종예선의 한 경기일 뿐이다.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면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대로 경기를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상대는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고 역습도 노린다. 모험적인 경기를 하면서 영리하게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점하지 않고 정상적인 경기를 한다면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바논은 꼬리부터 내렸다. 독일 출신의 테오 뷔커 감독은 냉정하게 기량 차를 인정했다. 전장에 나서는 감독치고는 지나칠 정도로 저자세였다. 그는 "도전적인 경기가 될 것이다. 한국팀을 존경한다. 승리를 향한 열정과 태도가 좋다. 레바논도 한국팀의 태도를 배우려고 하지만 항상 잘 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감독인 나나 선수들이나 한국에 머무는 걸 좋아하지만 즐기러 한국에 오지 않았다. 이기고 싶고,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레바논은 아직 축구를 배우는 단계다. 감독 입장에서도 선수들에게 항상 기적을 기대하지 않는다. (한국과) 분명한 차이는 있다"고 했다.
밀집 수비에 대해서는 애매하게 말을 아꼈다. 뷔커 감독은 "기술적으로 축구를 할 뿐이다. 공격 축구를 한다, 수비 축구를 한다 단언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할 것"이라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은 있었다. 지난해 9월과 대패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해는 클럽팀이 시즌 전이라 선수들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 라마단(이슬람교도는 이 기간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함) 직후여서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지금은 정상적이다. 계획대로 플레이가 된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휘슬이 울리기 24시간 전의 분위기는 천양지차였다. 승부의 키는 한국이 쥐고 있었다.
고양=김성원,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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