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반논은 한국에 환희와 상처를 줬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한국과 한 조에 속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홈에서 열린 3차예선 1차전에서 레바논에 6대0 대승을 거뒀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올랐다. 그러나 2개월 뒤 열린 5차전 원정에서 1대2로 패했다. 사령탑이 교체됐다.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은 레바논 원정을 끝으로 물러났다.
7개월이 흐른 2012년 6월. 얄궂은 운명이다. 한국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12일)에서 레바논과 다시 대결한다. 6대0 대승을 거뒀던 고양종합운동장이 격전지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대승은 물론 아픔도 경계했다. "대승했던 기분에 사로잡혀 경기 초반부터 조바심을 내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레바논이 팀과 팬들에게 아픔을 줬지만 크게 보면 최종예선의 한 경기일 뿐이다.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면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상대는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고 역습도 노린다. 모험적인 경기를 하면서 영리하게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점하지 않고 정상적인 경기를 한다면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과 태극전사들의 머릿속에는 패전은 물론 무승부도 없었다. 다만 화려함은 감췄다. 실리를 노래했다. 최 감독은 "어차피 우리는 한 골이 필요하다. 승점 3점이 필요하다"는 말로 진중하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
1차전에서 카타르에 4대1 대승을 거둔 대표팀의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역시차가 문제지만 레바논 역시 같은 입장이다. 7개월 전, 한국 대표팀에 아픔을 안겼던 레바논을 상대로 최강희호가 화끈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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