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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모험적 경기를 위한 전제, 안정된 척추

by 박찬준 기자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을 하루 앞둔 최강희호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선수들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패스게임을 하고 있다. 고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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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험적인 경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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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레바논전 출사표다.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치전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최 감독의 말대로 비겨도 진 것 같은 경기다. 밀집수비로 나올 것이 예상되는 레바논을 상대로 최 감독은 모험적인 전술로 승부를 걸겠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전제조건이 있다. 중앙 미드필드의 안정화다. 지난 9일 카타르전에서 한국이 결과에 비해 내용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은 중앙 미드필드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닥공(닥치고 공격)보다는 밸런스 축구를 하겠다'던 최 감독은 중요한 카타르전에서 가장 자신있는 '닥공 카드'를 꺼냈다.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기성용(셀틱)-김두현(경찰청)을 기용했다. 기성용과 김두현은 공격에 더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원활한 공격전개에서는 돋보였지만, 수비에서는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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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저지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보니 수비진에 부담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카타르가 역습에 나섰을 때를 상기해보자. 한국의 수비는 카타르의 공격진이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상대해야 했다. 스페인전과 마찬가지로 앞에서부터 압박을 하지 못하니 공격수와 1대1로 맞닥뜨리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 시에도 뒷공간을 커버하는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 감독은 공격 강화를 위해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을 강조한다. 카타르전에서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은 공격에 힘을 실었지만, 뒷 공간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이를 커버해줄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부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문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함께 협력해야 할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부진했다. 구자철의 강점은 득점력 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다운 과감한 압박에 있다. 그러나 몸이 무거워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제대로 된 압박을 하지 못했다. 측면에 포진한 김보경-이근호의 개인기량으로 골을 만들어 냈지만, 중앙에서 함께 힘을 실었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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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전북에서 김상식, 정 훈 같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해 포백라인을 보호했다. 박원재-최철순의 지속적인 공격가담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인 문제를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 결과 전북은 지난해 32경기에서 71골을 폭발시키는 동안, 34골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전남(43경기 29실점)에 이어 수원, 포항과 함께 최소 실점 2위였다. '닥공'에 가렸지만 견고한 수비야말로 전북의 숨은 힘이었다.

최 감독도 척추의 부진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수비 자체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 부분의 문제다. 미드필드에서 1차 저지가 안돼 수비수들에게 급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했다. 변화가 예상된다.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김정우(전북)가 김두현 대신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포백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공격진이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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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와의 1차전에서 보여준 '닥공'은 최 감독의 축구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더 완벽한 경기를 위해서는 척추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의 활용 방안은 최 감독의 '모험적 경기'를 위한 중요한 열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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