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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도 100%의 마수걸이골이었다.
27일 제주전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분 부산 공격수 한지호의 무회전 프리킥이 빨랫줄처럼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홍익대 시절부터 5년 넘게 남몰래 갈고 닦은 비장의 무회전킥으로, 18경기만에 시즌 첫골을 신고했다. 대학 동기들이 "대학 때 연습한 걸 지금 넣기 있냐"며 농담 섞인 축하를 건넸다. 팀 훈련이 끝나고 나서도 10~15분간 나홀로 슈팅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0개 중 2~3개가 들어가던 무회전킥의 적중률이 올들어 5~6개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실전에서 처음으로 무회전킥이 골로 연결되는 짜릿함을 맛봤다.
그러나, 기다렸던 첫 골은 2% 아쉬운 골로 기록됐다. 이날 부산은 제주에 2대5로 완패했다. 한지호는 후반33분 윤동민의 추격골까지 도우며.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끝내 고개를 떨궜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첫 골 넣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좋아할 틈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한지호의 첫 골은 각별했다. 부담감을 털어낸 '한풀이골'이다. 지난 4월13일 후반 10분 서울전에서 일생일대의 찬스를 놓쳤다. 회심의 역습 상황, 노마크 찬스에서 특유의 빠른 발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미리 기다리던 서울 골키퍼 김용대의 손에 딱 걸렸다. 관중석에선 장탄식이 쏟아졌다. 0대0 무승부를 1-0 승리로 바꿀 수 있었던 아까운 장면이 생각나 잠을 설쳤다. 안익수 부산 감독은 그날 밤 12시 늦은 퇴근길 클럽하우스 운동장에서 울면서 공을 차는 한지호를 봤다고 했다. 눈물과 땀이 범벅이 된 채 벽을 향해 하염없이 공을 차고 있었다. 그때 이야기를 슬쩍 꺼내자 "운 건 아니고요…"라며 부끄러운 듯 말꼬리를 흐렸다.
또 한번 결정적인 장면은 지난 5월13일 대구전이었다. 종료 직전인 후반 43분 문전 쇄도하며 과감한 슈팅을 날렸다. 골망을 흔든 후 기도 세리머니로 첫골을 자축했다. 그러나 이 골은 대구 수비수 황순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운이 없었다"는 위로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운이 좋았죠. 수비를 맞지 않았다면 안들어갔을 골이 들어갔으니까요."
안 감독은 한지호의 골 침묵에 대한 질문에 늘 이렇게 답했다. "지호는 우리팀에서 슈팅연습을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다. 과정이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에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봇물처럼 터질 것이다." 성실한 제자를 향해 흔들림없는 믿음을 표했다. 17경기째 침묵하는 공격수를 매경기 믿고 썼다. 18경기째 1골1도움을 기록했다.
30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18라운드 대전전은 '한지호데이'로 진행된다. 당초 '한지호 골 기원 이벤트'를 준비했던 부산 프런트들이 분주해졌다. 관중석에 '한지호존'을 설치하고 '한지호 찾기'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한지호와 이름이 같은 팬들에게 무료초청 티켓을 증정한다.
'한지호데이' 대전전을 앞두고 한지호는 개인적인 골 욕심보다 팀 승리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10경기 무패를 달리던 부산은 최근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대구 제주에게 2연패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전은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죽기살기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봇물처럼 터질 차례 아니냐"는 질문에 섣부른 골 공약 대신 "컨디션은 좋다. 자신감도 아주 조금 올라온 것같다"며 말을 아꼈다. 겸손하고 우직했다. 왜 모두가 그토록 한지호의 골을 열망했는지, 안 감독과, 부산 팬들이 왜 한지호를 사랑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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