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는 전력의 '화룡점정' 역할을 한다. 부족한 2%를 채워주는게 주 임무다. 대부분 풍부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영입되는게 다반사다.
강원 공격수 웨슬리(20·브라질)는 다소 특이한 경우다. 브라질 명문 코린티안스에 입단한 뒤 플라멩구를 거쳐 K-리그 임대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 전남에 입단할 때만 해도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하는 외국 생활이 녹록지 않았다. 전남에서 25경기에 나서 4골1도움을 올리는데 그치면서 짐을 쌌다.
김상호 강원 감독이 웨슬리를 다시 불러들였다. 잠재된 기량을 눈여겨 봤다. K-리그에 1년을 머물면서 감을 잡았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을 했다. 김 감독의 생각대로 웨슬리는 1년이 갓 넘은 체류 기간 동안 한국 사람이 다 됐다. 훈련장에서 다른 동료들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 다닌다. 무료한 숙소 생활 속에서 직접 아이돌 그룹 댄스까지 선보이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강릉 시내에서 동료들과 한식을 먹으러 돌아 다닐 정도다.
하지만 득점포는 침묵했다. 리그 개막 후 선발과 교체를 오갔으나, 10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성적표에 그쳤다. 5월 13일 제주 원정에서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렸으나, 이후 4경기서 다시 공격포인트 작성에 실패했다. 조급해졌다. 개인기만 믿고 드리블을 남발했다. 동료가 더 좋은 자리로 뛰어 감에도 드리블을 더 치고 나가려다 볼을 빼앗기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패스 타이밍도 적절하지 못했다. 슈팅 정확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팀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웨슬리와 1대1 과외까지 할 정도였던 김 감독도 고개를 흔들었다. 7월 이적시장이 다가오면서 웨슬리의 거취에도 물음표가 떠올랐다.
해답은 '투지'였다. 웨슬리는 3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2012년 K-리그 19라운드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9분 성남 수비진 사이로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해 김은중의 첫 골을 도왔다. 1-1동점이던 후반 38분에는 골키퍼 김근배가 길게 차준 볼을 받아 수비수 마크를 제치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침착하게 오른발슛을 성공시켰다. 득점에 성공한 웨슬리는 관중석으로 뛰어가 팬들 앞에서 포효했다. 그간 제 몫을 못했다는 자책감을 날리는 순간이었다. 웨슬리의 활약에 힘입어 강원은 4연패를 끊고 승점 17이 되면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김 감독이 활짝 웃었다. "그동안 웨슬리가 경험부족으로 골 결정력에서 다소 문제를 보였는데, 오늘 완전히 해소를 했다. 앞으로 팀 공격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김 감독은 향후에도 웨슬리를 중용해 돌파구를 만들어 갈 심산이다. 김은중~시마다~정성민으로 이어지는 공격 패턴 외에 딱히 보여줄 것이 없었던 상황에서 웨슬리가 수비를 휘젓는 역할을 해준다면 그만큼 활로가 생기게 된다. 웨슬리가 성남전에서 보여준 모습만 유지한다면 강원의 '7월 대반격'이 꿈은 아니다.
성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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