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의 차기 코칭스태프 선임 과정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대안이 없다. 대개 시즌 중 감독을 경질할 경우 코치진에 대행직을 맡기거나 새 코치진을 짜놓고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강원에서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번 결정으로 김상호 감독과 노상래 수석코치, 신진원, 최성용 코치, 김범수 골키퍼 코치 등 5명의 코칭스태프가 자리를 떠났다. 지휘계통에 남은 지도자는 야마다 히로시 피지컬 코치 뿐이다. 거취는 불투명하다. 지원스태프까지 포함해 총 11명이 빠지게 된 점을 감안하면 선수단에는 말 그대로 선수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상태다.
대책없는 경질에 후보들은 손사래
강원 선수단은 6월 3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의 2012년 K-리그 19라운드를 마친 뒤 이틀 간의 휴가를 받았다. 2일 밤 늦게 강릉 클럽하우스로 복귀해 3일부터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구단 측은 3일 오전까지 코치진 선임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출신 지도자를 우선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송학 강원 사무국장은 "지역 출신이라면 여러가지 의견을 수렴할 수 있지만, 그간의 경우를 보면 (타지역 지도자는) 외부의 비판을 경청하지 않는다. 구단,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인물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감독을 선임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코치진을 선임해야 한다. 이사진, 서포터스와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를 이미 선임해 놓은 상태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종현 강원 대표이사도 "아직 구체적으로 코칭스태프 건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현재 구단에 남은 것은 이을용 스카우트 뿐이다. 지난해까지 선수단에서 활약해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결격사유가 있다. K-리그 지도자 자격 여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대행직을 맡을 수 없다. 결국 외부 인사 영입 밖에 통로가 없다. 지역 출신 지도자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전임 코칭스태프 경질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두고 마음을 돌렸다. 지역 출신으로 차기감독 후보군에 올라 있는 한 지도자는 "(경질 소식을) 전혀 몰랐다. 미리 구단 측으로부터 통보받은 것도 당연히 없다"면서 "구단이 결정할 문제긴 하지만, 차기 감독직에 대한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다. 기본적인 지휘권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 속에 소신껏 일할 수 있겠느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남 사장이 경기 중 라커룸에 들어와 선수 기용 문제를 지적하고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사퇴서를 받은 구단 관계자의 행위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혀를 찼다.
시즌 중 감독 교체, 역효과가 더 크다
극약처방이 효과를 발휘할 지 미지수다.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선임되어 3일부터 훈련을 하더라도 11일 대전 원정까지 남은 시간이 1주일 남짓이다. 전술을 녹이는 것은 둘째치고 선수 파악조차 힘든 시간이다. 시즌 중 감독 교체로 일시적인 정신력 강화 효과는 누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독이 될 소지가 더 많다. 지도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구상했던 틀이 아닌 물려받은 범위 내에서 묘수를 짜기가 쉽지 않다. 시즌 중도에 지휘봉을 넘겨받은 감독 중 성공한 예가 흔치 않은 이유다.
남 대표이사는 코칭스태프 경질을 발표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한 선수수급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 계획도 실현이 불투명하다. 스플릿 시스템 시행으로 살림살이가 얇아져 대부분의 구단이 선수들을 붙잡는 실정이다. 벌써 몇몇 구단들이 주전급 선수들을 타 구단으로 보내려다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김 감독은 경질 직전까지 타 구단에 읍소 끝에 5~6명의 선수를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모두 없었던 일이 됐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코칭스태프가 전력 파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선수를 영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구단 고위층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이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강등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든 강원은 제 꾀에 넘어가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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