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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부담스런 SK전 등판 강행 이유

by 최만식 기자
롯데와 한화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1,2루 한화 박찬호가 롯데 강민호에게 던진 투구가 볼이 되자 아쉬워하고 있다.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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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박찬호와 김병현의 빅매치가 우천으로 무산됐을 때 한화는 또다른 갈등에 직면했다.

돌멩이 피하고 나니 바위 떨어진다고. 6일부터 SK와의 주말 3연전인 게 영 꺼림칙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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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5일 등판이 무산됐으니 자연스럽게 6일 SK전으로 연기해야 할 판이었다.

한데 한화는 올시즌 SK전에서 1승8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며 SK의 '밥'이었다. 이런 무서운 팀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운데 박찬호를 바라보자니 또 걸리는 구석이 뇌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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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개인적으로 SK전에서 기분좋은 추억이 없었다. 지난달 16일 올시즌 첫 SK전(1대3 패) 등판에서 시즌 5번째 패전을 안았다. 이것이 박찬호에겐 가장 최근의 패전기록이다.

4개월 전인 지난 3월 14일 SK와의 연습경기 역시 달갑지 않은 추억이다. 박찬호는 당시 국내 복귀 이후 첫 실전등판이어서 커다란 관심을 받았지만 5안타 1볼넷 4실점으로 2⅔이닝 만에 조기 강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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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화 감독이 지난 3일 중간에 우천취소가 있더라도 박찬호의 5일 넥센전 등판은 고수한다면서 했던 말도 "박찬호가 넥센 상대로는 좋았지만 SK 상대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각에서는 이왕 6월 28일 롯데전 등판 이후 두 차례의 우천취소가 끼어들어 5일 휴식 원칙이 무너진 이상 부담스런 SK도 피할 겸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화는 박찬호를 감추지 않고 6일 SK전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한화의 애처로운 현실과 실낱같은 기대감이 교차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한화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박찬호마저 로테이션 순서에서 뒤로 돌린다면 가용할 선발자원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한화 선발라인 가운데 류현진 유창식 양 훈은 가장 최근에 던졌으니 5일 휴식 요건을 채우지 못해서 일단 제외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빈자리를 메웠던 송창식은 4일 넥센전에서 3이닝을 던졌다. 선발 양 훈이 1이닝밖에 버티지 못하고 너무 일찍 무너진 데다, 션 헨-정민혁-마일영의 계투진이 길게 버텨주지 못한 바람에 패전 마무리로 나와 다소 무리했다.

지난해 선발로 뛰었던 안승민이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 8연패하는 동안 불펜을 총가동한 상황에서 3일 넥센전 등판 후 휴식을 준 안승민까지 빠지면 불펜진이 흔들린다. 이리 재고, 저리 재봐야 그래도 박찬호가 나았던 것이다.

한화의 우울한 현실만 있는 것도 아니다. 박찬호를 내세우면 기분좋을 것 같은 조짐도 있었다.

시즌 최다 8연패의 수렁에 빠진 한화로서는 박찬호가 구세주가 될 수 있다. 박찬호는 올시즌 한화의 '연패 담당 전문가'였다. 5일 현재 13경기에서 3승5패를 기록 중이다. 13경기중 8경기가 팀이 연패에 빠졌을때 등판한 것이다. 이 8경기에서 박찬호는 2승(2패)을 챙겼다. 더구나 팀은 박찬호가 버텨준 덕분에 박찬호의 2승보다 훨씬 많은 5승을 거뒀다. 이번에도 박찬호를 발판으로 연패탈출을 기대하게 됐다.

여기에 박찬호의 킬러였던 안치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지난달 16일 SK전에서 박찬호는 6⅓이닝 동안 6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호투를 했다.

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고전을 했는데 이때 박찬호를 더 괴롭힌 '숨은 킬러'가 있었으니 7번타자 안치용이었다. 안치용은 당시 박찬호를 상대로 3타수 3안타 1득점, 100% 타격을 보였다.

특히 박찬호가 강판되던 7회 박정권의 볼넷에 이어 좌전 2루타로 박찬호를 완전히 흔들어 버리기도 했다.

그런 안치용이 그날 이후 5일까지 12경기 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타수 5안타 1득점, 타율 1할6푼7리에 불과하다. 시즌 평균 타율(2할3푼8리)보다 크게 추락했다.

일단 부담스런 상대가 허점을 보일 때 틈새를 공략하는 것도 손해볼 장사는 아닌 셈이다.

결국 박찬호의 등판은 그럴 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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