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코치."
지난달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 대구와 대전과의 경기가 시작하기 전이었다. 누군가 마르셀로 대구FC 골키퍼 코치를 불렀다. 부른 이를 지켜본 마르셀로 코치는 깜짝 놀랐다. 이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악수를 나누었다. 마르셀로 코치의 손을 맞잡은 이는 대한민국 육군 상병이었다.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온 마르셀로 코치와 육군 상병. 무슨 인연일까.
전투복을 입은 이는 박성준 상병(26). 그는 7년전인 2005년 브라질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축구 유학이었다. 골키퍼였던 박 상병의 앞에 나타난 이가 바로 마르셀로 코치였다. 박 상병과 마르셀로 코치는 2008년까지 함께 했다. 3년간 온갖 정이 다 들었다. 박 상병에게 마르셀로 코치는 기술만을 전해주는 이가 아니었다. 축구에 대한 철학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스승이었다. 마르셀로 코치에게도 지구 반대편에서 온 박 상병은 특별한 제자였다. 더욱 아끼고 사랑했다.
2009년 박 상병은 귀국했다. 영동대에 입학했다. 골키퍼로 들어갔지만 필드플레이어로 활약했다. 남들보다 늦게 입학한만큼 더욱 이를 악물었다. 축구에 매진하는 사이 마르셀로 코치와의 연락이 끊겼다. 마르셀로 코치도 박 상병과의 연락이 끊긴 것이 아쉬웠다. 올해 대구에 온 뒤 박 상병부터 찾았다. 구단 직원들에게 부탁해 수소문했다. 하지만 입대한 박 상병의 연락처를 찾을 길이 없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박 상병을 만난 것은 행운이 뒤따랐다. 대전전이 열리던 날 박 상병은 정기 휴가를 나왔다. 포항에 있는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켰다.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친구들의 소식을 훑었다. 추천 친구에 낮익은 이름이 떴다. 마르셀로 코치였다. 반가운 마음에 마르셀로 코치의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대구의 코치로 와있었다. 대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마침 경기가 있었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바로 대전행 버스에 탔다. 4년동안 잠시 떨어졌던 인연은 다시 이어졌다.
5일 박 상병은 다시 마르셀로 코치를 찾았다. 대구 선수단의 훈련이 펼쳐진 대구 스타디움이었다. 아버지와 함께였다. 마르셀로 코치와 담소를 나누었다.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 날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박 상병의 부대는 대구 바로 옆에 있는 경산에 있었다. 두 사람은 계속 만나기로 했다. 마르셀로 코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면회를 가겠다고 했다. 마르셀로 코치는 "우선 무사히 전역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역 후 우리가 다시 선수와 코치로 만나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했다. 박 상병도 "열심히 군생활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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