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사건. 나지완은 다음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김선우가 등판했던 4일 두산전은 벤치만 지켰다. 김선우에게 유독 약했던 탓이었지만 전날 충격도 감안된 조치. 비로 인해 사흘만에 열린 7일 넥센전.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나지완은 그날의 충격을 어느 정도 떨쳐낸듯 했다. 홈런 포함, 3타수2안타를 기록하며 KIA 타자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는 KIA의 2대9 완패. 하지만 KIA로선 나지완의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린 하루였다. 이날 경기는 나지완 개인에게 무척 중요했다. 나지완은 이제 막 슬럼프에서 탈출한 상황. 지난달 26일 잠실 LG전에서 5타수3안타 4타점으로 오랜 침묵을 깼다. 5월13일 광주 두산전 이후 45일여만의 홈런도 터뜨렸다. '빈본 시비'는 상승 국면에 악재가 될 수 있었다. 특히 동문 후배 김현수와의 충돌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경기 외적인 일로 흔들릴 수 있었던 나지완. 실제 그는 "사흘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했다. 잘 쉬어도 모자란 여름 체력. 악재였다.
사흘만인 7일 넥센전에 나선 그는 주위를 안심시켰다. 야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터뜨린 안타와 홈런의 방향이 좋았다. 모두 밀어친 타구였다. 6회 무사 2루에서 한현희의 몸쪽 공을 의식적으로 밀어 2루 베이스 뒤쪽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8회에는 이보근의 145㎞짜리 높은 직구를 가볍게 밀어 우중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밀어치는 타자에겐 슬럼프가 없다. 애써 회복한 타격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희섭 이범호 등 중심타자들의 체력 저하로 기로에 선 KIA. 이들의 역할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거포가 나지완이다. "솔직히 아직은 완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용서해야 하지 않겠는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다시 배트를 움켜쥔 나지완. 마음의 상처를 야구로 씻어내기. 그것이 프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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