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24)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절차가 시작된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김연경은 국제이적동의서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흥국생명과 해외 임대 이적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지난시즌 중 김연경이 맺은 에이전트 계약을 한국배구연맹 규정 위반으로 간주했다. 김연경은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 대리인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흥국생명과 맞섰다. 상처의 골은 깊어져갔다. 결국 파국을 맞았다. 김연경은 2012~2013시즌 선수 등록에 동의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임의탈퇴로 공시했다. 김연경이 국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박탈했다.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의 쟁점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김연경은 임의탈퇴되긴 했지만, 이미 6월 30일을 기점으로 흥국생명과 계약이 종료됐다. 이제 자유계약(FA) 신분이다. 이 경우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절차는 국제배구연맹의 국제이적 규정 45.4.4와 전자이적절차 2.2.1.3에 적용받는다. 김연경을 원하는 해외 A팀은 해당선수, 해외구단, 해외구단이 속한 협회, 대한배구협회가 이적조건을 협상하게 되어 있다.
여기서 걸림돌이 존재한다. 협회의 아이러니컬한 규정때문이다. 대한배구협회의 '지도자 및 선수 해외취업에 관한 규정' 10조(선수 해외취업)를 살펴보면, 선수로서의 해외취업은 국제배구연맹 국제이적동의 규정에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협회는 연맹과 협력관계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아직 김연경의 ITC에 관련해서 우리가 받은 것이 없다. 그러나 ITC 발급 절차가 시작되면 KOVO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흥국생명 측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며 사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연경의 ITC 발급은 KOVO 규정을 적용시킬 필요가 없다. 협회 규정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분명 협회 규정에는 국제배구연맹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되어 있다. 국제배구연맹 국제이적 절차를 들여다보면 각국 협회, 클럽들, 선수가 모두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절충의 과정이 있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계약이 만료됐기 때문에 해외 이적시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국내 규정을 적용시키는 건 흥국생명-김연경간 계약이 존재했을 때 얘기다. 즉, KOVO와 흥국생명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김연경의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은 전혀 문제가 없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개선해 임의탈퇴를 풀려고 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한발 물러섰다. 에이전트 부분은 수용할 수 없지만, 해외구단의 제안에 대해서는 같이 상의하겠다고 했다. 다년간 계약 부분에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9일 또 다시 김연경에게 회사의 입장을 전했다. 김연경도 어느 정도 구단의 입장은 이해한다. 키는 김연경이 쥐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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