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제주-서울전이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
경기장을 찾은 1만6910명의 관중들은 K-리그 정상급 두팀이 펼치는 공격축구의 진수를 맛봤다. 승리를 위한 잠그기는 없었다. 골을 위해 맹렬히 서로의 골문을 향해 달려갔다. 제주와 서울 공격의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 콤비가 있었다. 자일-산토스 두 브라질 출신 공격수로 구성된 제주의 '자산 듀오'와 데얀-몰리나로 이루어진 서울의 '데몰리션'이 주인공이다.
제주-서울전은 최고의 공격 듀오를 가리기 위한 격전장 같았다. '자산 듀오'는 1골-1도움을, '데몰리션'은 2골-2도움을 합작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제주와 서울은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제주와 서울은 외국인 콤비를 앞세워 각각 리그 5위와 2위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자산 듀오'와 '데몰리션'은 올시즌 K-리그 최고의 공격듀오다. 전북의 이동국-에닝요, 울산의 이근호-김신욱, 수원의 라돈치치-스테보, 대전의 케빈-김형범도 돋보이는 '원투펀치'지만 '자산듀오'와 '데몰리션'의 폭발력과 꾸준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기록상으로도 잘 나타난다. '자산 듀오'는 무려 41개의 공격포인트를 합작했다. 팀 득점(50골)의 82%에 해당하는 수치다. 산토스는 13골-9도움을, 자일은 12골-7도움을 기록했다. '데몰리션'도 만만치 않다. 데얀은 16골-2도움, 몰리나는 11골-10도움을 올렸다. 합작한 공격포인트는 '자산 듀오'에 2개 모자라지만, 팀 득점 비율은 더 높다. 올시즌 서울이 기록한 41골 중 무려 95%를 '데몰리션'이 만들어냈다. 상대팀들은 이들 외국인 공격 듀오를 경계대상 1호로 꼽고 있지만, 알고도 막지 못하고 있다.
'자산 듀오'와 '데몰리션'은 최고의 공격듀오가 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지녔다. 아무리 빼어난 기량을 지녔어도 상호 보완을 하지 못하면 최고의 콤비가 될 수 없다. 이들은 서로 다른 장점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자산 듀오'는 다른 스타일을 지녔다. 자일은 직선적이고, 산토스는 곡선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자일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을 앞세워 상대와의 1대1 대결을 즐기고, 산토스는 감각적인 패스와 축구센스로 동료들을 잘 활용한다. '데몰리션'은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있다. 데얀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몰리나는 처진 공격수 역할을 맡는다. 데얀이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몰리나가 도움 선두에 있다. 데얀은 유럽출신답게 선굵은 움직임을 보이고, 몰리나는 기술을 앞세운 아기자기한 축구를 펼친다.
그렇다면 누가 더 낳은 공격 듀오일까. 수치상으로는 '자산 듀오'가 앞서 있다. 이들은 몰아치기에 능하다. '데몰리션'은 서울을 2위에 올려놓은 점을 높이 평가할만하다. 매경기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아직까진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 두 듀오 모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만큼 최고를 향한 싸움은 마지막까지 계속될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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