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의 2012년 런던올림픽 제패는 '식은 죽 먹기'처럼 보였다.
선배들의 후광을 입었다. 스페인 A대표팀은 유로2008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유로2012를 모두 제패했다. '만년 우승후보' 꼬리표를 떼고 별을 달았다. 스페인의 제로톱은 세계 축구의 트랜드가 됐다. 이런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발을 맞췄던 스페인 올림픽팀을 바라보는 눈길은 경외 그 자체였다. 아드리안 로페스(24·AT마드리드), 후안 마타(24·첼시), 다비드 데헤아(22·맨유) 등 스쿼드도 화려했다. 도박사들은 스페인을 앞다퉈 '우승후보 0순위'로 꼽았다.
그러나 무적함대는 침몰했다. 30일(한국시각)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가진 온두라스와의 런던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경기시작 7분 만에 온두라스의 제리 벵트손(25·모타구아)에게 내준 선제골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했다. 지난 27일 일본전에서 0대1로 패했던 스페인은 '무득점 2연패'의 굴욕을 당했다. 스페인을 잡은 온두라스는 승점 4로 이날 모로코(승점 3)를 꺾은 일본(승점 6)에 이은 조 2위가 됐다. 스페인은 8월 1일 모로코와의 D조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스페인은 예상만큼 견고한 팀이 아니었다. 상대 역습에 쩔쩔 매면서 공간을 잇달아 노출했다.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했다. 패스는 밋밋했고, 제로톱은 힘이 없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진했다.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대부분의 유럽팀이 새 시즌을 앞두고 컨디션과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 시기다. 선수들도 이런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몸놀림은 무거웠고, 발은 느렸다. 구심점과 동기부여가 확실하지 않았던 것도 부진에 한 몫을 했다. 와일드카드로 마타와 로페스가 합류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월드컵과 올림픽 모두 세계를 상대로 싸우는 무대지만, 유럽 축구계가 느끼는 무게 차이는 천지차이다. 클럽팀이 달가워 하지 않는 무대에서 선수들이 의욕을 내기는 힘들었다.
또 다른 '우승후보'인 브라질은 순항했다. 이날 가진 벨라루스와의 C조 2차전에서 3대1 완승을 거두고 2연승으로 8강행에 성공했다. 영국 단일팀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맞대결에서 3대1로 이겨 대회 첫 승을 거뒀다. 반면, '다크호스' 우루과이는 세네갈에 0대2 완패를 당하면서 조별리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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