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좀더 지켜봐야지."
한화 한대화 감독은 바티스타의 선발 로테이션 고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아직 한차례 호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두번째 선발등판이었던 2일 잠실 LG전에서도 바티스타는 호투했다. 이젠 정말 바티스타의 공을 믿어야 할 때가 온 것 아닐까.
바티스타가 한 감독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호투를 펼쳤다. LG는 이날 바티스타를 공략하기 위해 1번부터 3번까지 오지환-양영동-박용택으로 좌타자 만을 배치했다. 중심타선 뒤를 받치는 6번타자로는 빠른 공을 잘 치는 우투좌타 내야수 김용의를 기용했다.
하지만 바티스타에게 왼손, 오른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LG 타자들의 방망이가 나가면 범타, 안 나가면 스탠딩 삼진이었다. LG 타자들은 1주일 전 KIA 타자들이 그랬듯, 귀신에 홀린 듯 고개를 숙인 채 타석에서 물러났다.
7이닝 무실점. 팀의 5대0 영봉승을 이끈 호투였다. 바티스타는 7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졌다. 이닝 당 투구수가 13개가 조금 안 될 정도로 효율적인 피칭이었다. 게다가 4사구가 단 1개 밖에 없었다. 7회 선두타자 박용택을 볼넷으로 출루시키기 전까지 제구 문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8.9%(62개)였다.
바티스타의 강속구는 강력했다. 상황에 따라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긴 했지만, 평균 150㎞의 직구 자체가 무기였다. 90개의 공 중 절반에 가까운 44개가 직구. 이 직구는 전력 분석팀의 스피드건에 148~152㎞로 기록될 정도로 스피드는 떨어지지 않고, 꾸준했다.
140㎞대 초반의 고속슬라이더 역시 효과가 있었다. 마치 컷패스트볼처럼 빠르게 휘어들어가는 공은 LG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에 맞지 않았다. 다른 투수들의 직구 스피드와 비슷하기에 이 슬라이더가 매우 효과적이었다. 타이밍을 뺏는 커브는 130㎞대 초반으로 다소 스피드가 빨랐지만, 140㎞대 공과 함께 적절히 구사됐다.
한대화 감독은 지난 주말 KIA와의 3연전을 싹쓸이한 데는 바티스타의 공이 크다고 계속 말해왔다. 바티스타의 볼에 당한 KIA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급추락했다는 것이다.
LG도 같은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바티스타는 분명 타자들이 그동안 봐왔던 투수와는 다르다. 빠른 공을 던지는 비슷한 유형의 LG 리즈와도 다르다. 제구가 불안한 리즈에 대한 공략법이 생겼다면, 바티스타는 아직까진 특별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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