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자 축구 올림픽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 전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본선 개막 전 가진 국내 최종 평가전에서 뉴질랜드와 비기면서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을 정도였다. 일본 A대표팀 수석코치 신분으로 올림픽팀 지휘봉을 잡은 세키즈카 다카시 감독은 선수 소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명단을 추리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 언론들은 8강 통과 정도를 한계점으로 내다봤다. 이마저도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짧은 훈련 시간에 조직력을 맞출 시간이 적었고,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스페인을 만나는 대진도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우려는 환호로 바뀌었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이후 44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스페인전 승리 때만 해도 이변 정도로 치부됐지만, 모로코와 이집트를 연파하면서 평가가 달라졌다. 짧은 패스와 전방 압박, 쉼없이 공격을 전개하는 체력 등 본선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J-리그와 올림픽팀에서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것이 주효했다. 6명의 해외파 중 와일드카드인 요시다 마야(24·VVV펜로)와 우사미 다카시(20·바이에른 뮌헨)를 제외하면 올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적한 선수들이다. 올림픽팀 소집 뒤 이질감 없이 빠르게 섞일 수 있었던 부분이다. 세키즈카 감독은 요시다와 도쿠나가 유헤이(29·FC도쿄) 등 수비수 두 명을 와일드카드로 기용했는데, 이것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수비라인에 안정감을 불러온 요소다. 올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행이 확정된 사카이 히로키(22·하노버)와 기요타케 히로시(23·뉘른베르크) 오쓰 유키(22·묀헨글라드바흐) 모두 수준급의 기량을 펼쳐 보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공격과 압박은 홍명보호와 얼핏 비슷한 형태를 띈다. 나가이와 오쓰가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기요타케나 야마구치 호타루(22·세레소 오사카) 히가시 게이고(22·오미야) 같은 2선 자원들이 안쪽으로 파고들어 공격에 가담한다. 측면에서는 풀백 사카이 히로키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활로를 만든다. 파워가 좋은 선수고 마무리 능력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제공권이 좋은 요시다가 가담하는 세트플레이도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상승세도 멕시코전에서 확 꺾인 모습이다. 오쓰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내리 세 골을 내주면서 패퇴했다.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체력 저하 속에 집중력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완패를 당했다. 고비 때마다 한 방을 터뜨렸던 나가이가 이집트와의 8강전에서 부상한 뒤 멕시코전 출전을 강행했으나, 컨디션은 확연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상승세는 돋보였지만, 홍명보호가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전력이다. 홍명보 감독조차 "일본전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과 김영권(22·광저우) 황석호(23·히로시마) 백성동(21·이와타) 정우영(23·교토상가) 등 J-리그에서 활약하며 현 일본 대표선수들과 맞대결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동기부여 면에서도 동메달이 그만인 일본에 비해서는 확실히 앞선다. 숙적 일본에게 밀릴 이유가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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