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속이 탈만도 하다.
7월 한 달 동안 대전을 상대로 4골, 전남을 상대로 6골을 터뜨리며 '닥공 시즌2' 전북을 능가했고, 서울과의 전적에서도 3-3 무승부를 거두며 결코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원정만 가면 탈이다. 울산 원정에선 짜릿한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7월 말엔 경남 원정에서 1-3으로 무너지더니, 지난 주말엔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라고 여겨지던 상주에까지 1-2로 패했다.
올 시즌 11승 7무 7패 중 원정 성적이 2승 5무 5패. 매력적인 축구를 선보이고도 좀처럼 최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데에는 원정 성적이 크나큰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의 원정 부진은 최근 성적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5위 제주(승점40)가 3위 울산(승점45), 4위 수원(승점44)과 함께 조금은 주춤하는 사이, 최상위권으로 분류되는 1위 전북(승점53)과 2위 서울(승점52)은 어느새 승점 50점 고지를 돌파했으며, 중상위권 6위 부산(승점40), 7위 포항(승점38)도 턱밑까지 추격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넘어 우승 경쟁까지 노리는 제주로선 결코 좋지 못한 상황, 그럼에도 박경훈 감독은 "원정 성적이 안 좋다. 속은 타지 않고, 그냥 가슴만 좀 탈 뿐이다."라고 농담까지 건네며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하위권 팀들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며 선수단 분위기에 기복이 생길 수 있음에도 "'시합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진 경기는 이미 지나간 것이고,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며 팀 내 분위기를 전했다.
경남, 상주 원정에서 연달아 패한 제주가 이번엔 강원 원정에 나선다. 박경훈 감독 부임 이래 제주는 강원을 상대로 5전 전승, 그것도 경기마다 4~5골씩을 퍼부으며 5경기에서 총 18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절대 강자는 없다. 상하위 스플릿 시스템에 강등 제도까지 있는 터라 하위권 팀들의 집중력이 상위권 팀들을 잡는 결과가 자주 나오고 있다"며 경계했다.
'강원 김학범 vs 제주 박경훈' K리그 최고 지략가들의 대결로 관심을 끄는 부분에 대해서는 "김학범 감독은 축구 지식, 철학 면에서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나신 분이다. 이미 성남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경험하시면서 증명해 보이지 않았나. 좋은 점을 많이 배우려는 생각으로 임하려고 한다."며 한없이 겸손한 모습이었다. 강원전을 앞둔 박경훈 감독의 여유와 겸손이 제주의 원정 승리와 함께 최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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