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시르 대구 감독의 '마음 비우기'는 결국 통하지 않았다.
서울과 대구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구가 상위 8개팀이 맞붙는 그룹A에 올라가려면 무승부 이상이 필요했다.
대구 선수들의 눈에는 이 경기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모아시르 대구 감독도 경기가 시작되자 모든 연락도구를 끊었다. 다른 경기 결과를 듣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경기 전 모아시르 감독은 "나부터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다른 경기의 결과는 모든 것이 끝난 뒤에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에 있을 때부터의 버릇이었다. 강등과 승격을 많이 경험했다. 선수들에게는 물론이고 자신이 다른 경기장의 결과를 알고 있을 때의 승률은 오히려 좋지 않았다.
패스 하나 하나에 함성이 오갔다. 모두 절박한 심정이었다. K-리그 역사상 최초로 상하위 그룹으로 나뉘는 스플릿이 걸린 경기는 '사생결단'이었다. 대구 선수들은 눈에 불을 켰다. 몸을 사리지 않았다. 몰리나를 앞세운 서울의 공격을 몸을 던져 막았다. 서울 선수들과 관중들은 대구 선수들의 투혼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결국 전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전반이 끝나기 전 하대성에게 한 방 얻어 맞았다. 후반 들어 대구는 김대열 송제헌 황일수를 넣으면서 공격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원정 응원온 대구팬들을 허탈하게 하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경남이었다. 전반 0-1로 지고 있던 경남이 후반 들어 2골을 몰아넣었다. 2대1로 역전했다는 소식이 들린지 15분 후 대구는 몰리나에게 한 골을 더 내주었다.
8강행이 물건너가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그룹A를 향해 힘찬 전진을 진두지휘했던 모아시르 감독의 거친 발걸음도 멈추었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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