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 모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정면충돌의 후유증이 컸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박수받을 만하다.
롯데 강민호와 SK 김강민의 얘기다. 2위 싸움이 극에 달한 상황. 하지만 두 선수는 훈훈했다.
김강민은 "미안하다"고 했고, 강민호는 "고맙다"고 했다.
18일 부산 롯데-SK전. 1-1 팽팽한 동점이던 7회 1사 2루. SK SK 조인성이 좌전안타를 쳤고, 2루 주자 김강민은 그대로 홈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좌익수 김주찬은 빠르고 정확하게 공을 홈으로 뿌렸다. 둘은 홈 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그대로 충돌했다. 김강민은 "솔직히 세이프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송구가 너무 정확했다. 피할 수 사이도 없이 충돌했다"고 했다. 김강민은 그대로 넘어졌고, 강민호의 머리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부닥쳤다. 그 와중에 김강민이 강민호의 머리를 감싸쥐었다. 하지만 강민호는 머리와 허리에 충격을 많이 받은 상황.
경기가 끝나자 마자 김강민은 전화했다. 그는 "다쳤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19일 부산 세흥병원에서 CT촬영을 했다. 목과 허리에 근육경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일주일 정도의 지켜봐야 한다. 강민호는 "충돌하는 순간에는 몰랐는데, TV 하이라이트를 봤다. 뒤늦게 김강민이 머리를 감싸쥐어주는 것을 봤다.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둘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강민호는 "어제 사실 경기를 그대로 하려고 했다. 머리는 괜찮았는데, 허리가 너무 아팠다. 지금도 허리가 문제"라고 했다. 언제 출전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
김강민은 이날 경기 전 롯데 덕아웃에 찾아와 롯데 양승호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양 감독도 "괜찮다"며 미소로 화답했다.
김강민도 허리에 탈이 났다. 다행히 SK는 이날 롯데전 이후 이틀간의 휴식이 있다. 그는 "사흘 정도 휴식을 취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야구판은 어수선하다. 한대화, 김시진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 순위 싸움도 극에 달해있다. 신경전도 팽팽하다. 하지만 이날 두 선수가 보여준 투혼과 훈훈한 동업자 정신은 '가뭄의 단비'였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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