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있는 장점은 많다. 그러나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다."
지난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제주 간의 2012년 K-리그 32라운드를 관전하던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손흥민(20·함부르크)의 이란전 발탁 여부에 대해 내놓은 답이다. 불과 하루전 한국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손흥민이었다. 22일 열린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4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키면서 '디펜딩챔피언' 도르트문트를 침몰시켰다. 라파얼 판데르 파르트의 빠른 크로스를 마무리한 선제골이나, 역습 상황에서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다 인사이드로 감아 차 넣은 추가골 모두 박수를 받을 만했다. 분데스리가 4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될 정도로 빼어난 활약이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더 발전을 해야 한다. 좀 더 지켜보겠다." 그의 눈에 손흥민은 여전히 미완의 대기였다. 앞선 10차례의 A매치 출전에서 단 1골 밖에 넣지 못하면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런 최 감독이 손흥민을 다시 불러들였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오를대로 오른 감각을 믿어보기로 했다. 사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전에 앞서 가진 프랑크푸르트와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도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컨디션을 증명했다. 리그 초반 두 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으나, 프랑크푸르트전과 도르트문트전에서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2선에서 중앙과 측면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도르트문트전에서는 사실상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수행해 멀티 플레이 재능을 뽐냈다.
때문에 경쟁구도도 폭넓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박주영(27·셀타비고)이 맡게 될 원톱이나 이청용(24·볼턴)이 포진한 오른쪽 측면 보다는 섀도 스트라이커나 왼쪽 측면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중앙 쪽에 무게감이 실리지만, 우즈베키스탄전까지 활약을 했던 이근호(27·울산)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왼쪽 측면에 섰던 김보경(23·카디프)은 아직까지 팀 내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를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손흥민이 측면에서는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게 걸리는 부분이다. 확실한 것은 3차예선과 친선경기, 최종예선 등에서 손발을 맞춘 다른 동료들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적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손흥민을 두고 "슈팅이나 돌파력, 침투력 등 좋은 점을 갖고 있으나,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는 단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장점을 극대화 시켜서 대표팀에서 활용할 수 있기에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격진에 이동국이 빠졌지만 언제든지 자기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선택 여부에 따라 손흥민의 활약 여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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