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대로 꼬여버린 일정에 울상일 법도 하다. 그러나 분위기는 여전히 화기애애하다.
A매치 기간으로 K-리그는 휴식을 맞았다. 그러나 '명품 철퇴' 울산에는 쉼표가 없다. 14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일정으로 연기된 포항전(3일)을 갖는다. 챔피언스리그 영향은 쭉 이어진다. 24일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4강 원정 1차전을 위해 21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전북전을 17일로 앞당겨 치른다. 또 27일 우즈벡 원정에서 돌아오자마자 28일 수원과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변수는 A대표팀에 차출된 4총사(이근호 곽태휘 김영광 김신욱)의 공백이다. 이들은 전북전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선수 구성에 문제가 생길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울산의 선수층은 예상 외로 두텁다. 더블 스쿼드를 연상케한다.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백업 선수들의 이름 값도 만만치 않다. 미드필더 고창현과 스트라이커 이승렬, 골키퍼 김승규 등이 대표적이다. 고창현은 이근호의 측면을, 이승렬은 김신욱의 최전방을, 김승규는 김영광이 비운 골문을 지킬 예정이다. 고창현은 6월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 한 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7, 8월 5경기(교체출전 3회) 출전에 그쳤다. 포항전과 전북전에는 선발이 확실한 그는 특유의 날카로운 프리킥과 크로스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승렬도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대하고 있다. 올시즌 7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두 경기이지만, 안정적인 선발 출전이 보장된 만큼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김승규는 수원전까지 계속 주전 수문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김영광이 경고누적으로 수원전에 결장해야 한다. 최근 부상을 털고 재기를 꿈꾸던 김승규는 탁월한 공중볼 장악과 선방쇼를 펼쳐야 한다.
이들 뿐만 아니라 기회는 2군 선수들에게도 찾아왔다. 미드필더 최진수 김용태, 중앙 수비수 최보경, 골키퍼 전홍석이 18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진수는 울산 유소년 시스템으로 배출한 1기생이다. 2007년 17세 이하 대표였고, 프리킥력이 뛰어나다. 후반 교체투입돼 극적인 한방을 터뜨려줄 수 있는 자원이다. 김치곤과 함께 상무에서 전역한 뒤 친정팀으로 돌아온 김용태는 터프형 미드필더다. 2009년 김호곤 감독이 울산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 21경기에 중용됐다. 에스티벤과 이 호 중 체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다.
치열한 주전경쟁은 울산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 올리고 있다. K-리그 3경기에서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 짧은 시간에 분명 기회는 올 것이다.
곽태휘가 맡았던 주장 완장은 김영삼이 찬다. 김영삼은 곽태휘 못지 않은 '바른 생활 사나이'로 유명하다. 김영삼은 곽태휘에 이어 나이가 가장 많지만 그의 일과는 마치 신인 선수같다. 결혼을 해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오전 8시가 되면 어김없이 숙소로 들어와 아침밥을 먹는다. 오전에 훈련이 없어도 마찬가지다. 저녁에는 잠을 설칠 수가 있어 낮잠은 되도록 피한다. 저녁 취침 시간은 정확히 오후 11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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