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보고 왜 우승 후보라 하는 지…."
동부 강동희 감독의 한숨이다.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2012~2013 프로농구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강 감독은 "우린 KCC와 더불어 2약"이라며 현재 팀 전력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지난 시즌 동부는 막강했다. 16연승으로 역대 최다연승 기록을 새로 썼고, 44승10패로 정규시즌 우승을 하지하며 역대 최다승과 최초 8할 승률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기록의 팀'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KGC에 패하며 통합우승을 놓친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드래프트로 변경돼 로드 벤슨이 떠나고, 윤호영이 군입대하면서 막강한 트리플포스트가 해체됐다. 이젠 '동부 산성'도 옛말이다. 여전히 김주성이 있고, 높이와 득점력을 가진 이승준을 영입했지만 지난해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강 감독은 "우리가 우승 후보란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이승준 한 명 영입했다고 팀이 달라지나"라며 "키 큰 세 명이 있다고 똑같지 않다. 이승준은 윤호영보다 수비가 약하다. 동료들과 호흡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게다가 이승준은 나이도 있는데 비시즌 훈련도 부족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높이 뿐만이 아니다. 외곽포를 터뜨려줄 수 있는 이들도 보이지 않는다. 황진원은 삼성으로 이적했고, 믿었던 박지현 이광재는 각각 무릎과 허벅지를 다쳐 2주간 출전할 수 없다. 앞선에서 밀리니 제대로 된 공격이 될 리 없다. 가드진의 턴오버 남발은 개막전 완패의 결정적 이유였다.
조직력과 높이에서 나오는 탄탄한 수비. 동부의 장점은 모두 사라졌다. 젊은 선수들로 돌파해보고자 했던 가드진 역시 실망스러운 모습 뿐이었다.
강 감독은 "박지현 이광재가 돌아온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있는 선수들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 그런데 그것도 못하고 밑으로 처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악바리 같은 근성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이다.
동부는 최근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을 포함,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강팀의 반열에 접어들었다. 동부가 없는 플레이오프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강 감독은 이번 시즌을 '위기'로 규정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물갈이 된 지금, 새 얼굴들이 동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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