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울산 감독이 또 다시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 섰다.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한다"던 18일 수원전에서 승점 1점 밖에 얻지 못하면서다. 사실상 3위 전쟁이 막을 내렸다. 울산은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 희미해졌다. 남은 K-리그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승점 72점 밖에 되지 않는다. 수원(승점 69)은 4점만 더 따내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울산의 대역전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러나 희박하다. 김 감독은 고민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3위 탈환와 클럽월드컵 선전, '두 마리 토끼'를 계속 쫓아야 하는지 딜레마에 빠졌다.
10월 초와 비슷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용단을 내려야 했다. 당시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소화하기에 일정이 벅찼다. 김 감독의 용단이 필요했다. 어느 대회도 소홀할 수 없지만, K-리그를 과감하게 내려놓았다. 챔피언스리그 '올인'을 택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알힐랄을 1, 2차전 합계 5대0으로 대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 감독은 목표를 수정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선택과 집중의 시기가 또 찾아왔다. 김 감독은 내년 챔피언스리그행 티켓 전쟁을 끝까지 유지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긴장감 유지를 위해서서다. 김 감독은 "내년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이 낮아지면, 선수들의 동기유발이 없어진다. 클럽월드컵을 앞두고 K-리그는 훈련의 일환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해이해지면 추운 날씨 속에서 부상을 당할 위험도 있다. 클럽월드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다.
김 감독은 K-리그에 더 이상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 이젠 클럽월드컵에만 전력투구해야 한다. 김 감독은 19일부터 챔피언스리그 우승 때 덕을 본 '현미경 분석'에 돌입한다. 다음달 9일 북중미 지역 우승팀 CF 몬테레이(멕시코)를 파헤친다. 이미 김상훈 코치를 멕시코에 급파해 몬테레이의 전력을 직접 확인했다. 경기는 지난 16일(한국시각) 티후아나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김 감독은 "이제 몬테레이의 11월 경기 영상을 한 번 봤다. 몬테레이는 현재 우리보다 랭킹이 위에 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우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상으로 봤을 때 생각한 것보다 준비를 잘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밑질게 없기 때문에 해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클럽월드컵은 이벤트성 대회다. 그러나 세계 클럽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인 만큼 의미는 남다르다. 김 감독의 40년 축구인생에서도 더할 나위없이 큰 영광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영광스런 일이다. 대표팀은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클럽에선 클럽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영광이다. 영광이 더 빛이 날 수 있게 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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