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까지 선발과 교체투입을 두고 고민한 게 사실이다."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21일 강원FC전에서 1골1도움의 활약을 기록한 윤석영(23)에 대해 묻자 내놓은 답이다.
그럴 만했다. 윤석영은 지난달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마친 뒤 오른쪽 발목 통증으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곧바로 팀에 합류해 쉴 틈 없이 달렸다. 의욕이 넘쳤지만, 이것이 결국 부상으로 연결이 됐다. 팀 훈련에 본격적으로 합류한게 1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강원전 전까지 강등경쟁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던 전남 입장에선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었다. 강원전에서 패하면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하 감독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선발로 놓고 전반전까지만 버텨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윤석영 본인도 놀란 결정이었다. "경기 당일 출전 소식을 접했다. 후반전에나 들어가 뛰게 될 줄 알았는데, 선발로 나설 줄 몰랐다. 포지션도 풀백 자리가 아닌 미드필드여서 사실 당황스러웠다."
하 감독의 믿음은 적중했다. 윤석영은 강원전에서 1골1도움의 맹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과감한 돌파로 선제골을 도운데 이어, 두 번째 찬스에서는 통렬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윤석영은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두 장면 모두 동료의 패스가 너무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빨리 팀에 복귀하려고 노력을 했다. 쉬면서도 경기 비디오를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에 집중했는데, 이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활약 배경을 밝혔다. 하 감독은 "(윤석영이) 아직 방향전환이나 1대1 상황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전남은 강원전 승리로 강등 경쟁에서 한결 자유로워지게 됐다. 남은 세 경기서 1승(승점 3)만 추가해도 자력으로 K-리그 잔류가 확정된다. 전남의 잔류는 윤석영이 마음의 짐을 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윤석영은 런던올림픽 직후였던 지난 여름 유럽 각 팀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정해성 감독 사퇴 뒤 부임한 하 감독은 전남 잔류의 키로 윤석영을 지목했다. 윤석영도 유소년 시절부터 몸담았던 친정팀 전남을 올곧게 세워놓고 달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즌 막바지에 목표를 이뤘으나, 디시금 꿈을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할 만하다. 윤석영은 "해외 진출은 어릴 적부터의 꿈"이라면서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세 경기를 다 마친 뒤 이야기 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욕심은 숨기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시고, 도움을 주고 있다. 좋은 기회가 온다면 꿈을 이루고 싶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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