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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올인한 감독+미친 선수들=전남 강등 탈출

by 하성룡 기자
사진제공=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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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이 악몽같던 강등위기에서 탈출했다. 전남은 24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42라운드 성남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두며 승점 50점(12승14무16패)을 확보해 1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전남은 잔여경기(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지난 8월, 11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 속에 K-리그 최하위를 달렸던 전남이다. 3개월 만에 찾아온 기적에 전남은 환호했다. 최하위 팀을 맡으며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하석주 감독은 "몸살이 올 정도로 힘이 하나도 없다. 지금 강등권 싸움에 남아있는 동료 감독님 마음을 훤히 안다"며 기쁨과 함께 피로감을 호소했다. 정해성 전 감독의 사퇴 이후 하 감독이 전남의 잔류를 이끌기까지. 그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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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 축구 선언한 하석주 감독

지난 8월 K-리그 16위팀 전남의 지휘봉을 잡게 된 하석주 감독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5개월 안에 내 지도자 인생을 걸겠다. 강등 탈출만 생각한다"는 말로 취임 소감을 전했다. 말 그대로 그는 올인(All in) 을 선언했다. 11경기 연속 무승에 허덕이던 전남은 하 감독의 데뷔전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전술의 변화보다 선수단의 정신력을 깨우는데 앞장선 결과다.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 누구라도 선발로 뛸 수 있다. 나태하면 누구라도 경기에 못 나설 수 있다"면서 선수단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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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강원전(0대0 무)부터 희망의 행진이 시작됐다. 이후 성남전 승리까지 9경기 연속 무패(4승5무·상주전 기권승 포함)를 달렸다. 끝내 전남은 잔류를 확정했다. 이 기간동안 하 감독은 '제2의 올인'을 선언했다. 날마다 피말리는 강등 전쟁에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자신을 버렸다.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애써 웃고 좋은 이야기만 전했다. 시간이 날때마다 비디오 분석을 했다. 하 감독의 감독실에는 영상 분석 CD가 수두룩할 정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자리를 내놓았다. P코스 지도자 자격증 과정도 포기했다. 개인적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강등 탈출에만 올인했다. 그의 집념과 의지가 전남을 2013년 K-리그로 이끌었다.

오늘은 내가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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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전남호'가 잔류에 성공한 비결은 수비력이다. 하 감독은 부임 이후 수비 조직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뒀다. 수비 강화를 위해 역설을 택했다. 수비수를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변칙전술이다. 스피드가 좋고 활동량이 많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박선용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이 좁혀지며 수비가 강화됐다. K-리그 33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1.6골(52골)을 허용했던 전남은 9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는 동안 단 6실점만을 허용했다.

감독의 용병술에 선수들이 화답했다. 하 감독이 "전남의 강등 탈출을 위해서는 경기마다 '미친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는 말을 하자 숨겨져있던 보물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신인' 박선용이 단연 돋보인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그는 강등 탈출의 분수령이었던 37라운드 성남전(2대2 무)과 38라운드 대구전(1대0 승)에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미친 선수 1호다. K-리그 41라운드 강원전은 최대 고비였다. '강등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패배는 강등으로 향하는 지름길이었다. 구세주가 나타났다. 한 달 반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윤석영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하며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신인 심동운도 7개월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미친선수 2, 3호의 연속 탄생이었다. 42라운드 성남전에서는 '광양 루니' 이종호가 미쳤다. 2골을 넣으며 전남의 잔류를 확정하는데 일등 공신이 됐다. 하 감독은 "스무살 어린 선수가 중요한 시합에서 득점했다. 오늘 나를 살렸다. 오늘의 미친 선수는 이종호다"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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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사생활을 포기했다. 축구만 생각했다. 선수단은 미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K-리그 최하위를 달렸던 전남은 강등의 악몽에서 탈출, 내년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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