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시작을 앞두고 제주 유나이티드 클럽하우스의 각 층 게시판에는 같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2012시즌 개인별 공격포인트 목표치'였다.
박경훈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과 개별 미팅을 가졌다. 미팅 자리에서 선수들이 개인별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를 결정했다. 박 감독은 달성시에 금 한냥을 주기로 약속했다. 두 외국인 공격수 산토스는 15골-10도움, 자일은 10골-10도움이 목표치였고, 미드필더 송진형이 5골-10도움, 수비수인 최원권도 2골-4도움을 올려야 했다. 다소 무리가 가는 수치였지만, 높게 목표를 잡아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박 감독의 의중이 담긴 수치였다.
올시즌 K-리그도 단 두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클럽하우스의 각 층 게시판에는 새로운 종이가 붙었다. '공격포인트 목표 및 실적'이다. 목표 달성치에 대한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달성한 목표치에는 파란색으로, 3분의 2를 초과한 경우에는 빨간색, 3분의 1 초과에는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지금까지 목표치에 달성한 선수는 총 3명이다. '에이스' 산토스는 부상으로 한달을 넘게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15골-12도움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팀을 이탈했던 '미운오리새끼' 자일도 환골탈퇴하며 20골-8도움을 올렸다. 도움 수치가 목표치에 모자라지만 공격포인트 합산에서 목표치를 통과했다. '부활한 축구천재' 서동현도 14골-6도움을 올리며 목표치였던 7골-3도움을 넘었다. 송진형도 25일 울산전에서 골을 추가하며 9골-6도움으로 가까스로 파란색 마크를 얻었다.
올시즌 제주는 빠른 역습과 정확한 패스, 높은 골결정력을 앞세운 공격축구를 내세웠다. 69골을 넣으며, 전북-서울에 이어 리그 득점 순위 3위를 달리고 있다. 예상보다 통과자가 많아졌다. 박 감독은 다소 난감한 표정이었다. 금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금한냥이면 200만원이 넘는다. 박 감독은 "금값이 많이 올라서 부담스러운데…"라며 웃었다. 이어 "그래도 선수들이 한시즌 동안 고생해서 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기 때문에 나도 꼭 약속을 지키겠다. 금이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선물을 꼭 할 생각이다"고 했다. 박 감독은 직접 선물을 준비해 12월 4일 열릴 예정인 제주 송년회에서 선사할 계획이다.
목표로 한 3위 달성에 실패하며 동기부여가 떨어진 제주지만, 박 감독에게 금한냥을 얻어내기 위한 선수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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