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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광주, 예고된 추락이었다

by 하성룡 기자
광주 최만희 감독. 사진제공=광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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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43라운드에서 올시즌 도입된 강등제의 첫 제물이 나왔다. 광주 FC였다. 광주의 2012년 그라운드는 비극으로 끝이났다. 반면 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은 강원과 대전에는 환희가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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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K-리그 16개 팀의 운명이 모두 결정됐다. 광주는 2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 43라운드에서 0대2로 패하며 강등행 열차를 탔다. 경기 내내 경기장에서 '빛고을'을 외치던 광주 서포터스 14명의 외침은 끝내 탄식과 비명, 아쉬움의 눈물로 막을 내렸다.

강등전쟁의 치열함을 대변하듯 경기 전부터 라커룸에는 겨울의 한파 못지 않은 냉기가 가득했다. 대구를 상대로 승점 1이라도 벌어야 잔류의 희망이 생기는 광주였다. 최만희 광주 감독은 애써 긴장감을 감추려 노력했다. 기자들을 만나자 "할 얘기가 뭐가 있겠나"면서 입을 열었다. 강등 경쟁도 피말리지만 팀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더 마음에 걸렸다. 이날 광주는 공격수 복이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중앙 수비의 중심인 이 용과 정우인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공-수에서 차와 포를 떼고 대구를 상대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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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속에서도 최 감독은 평점심을 유지하려 했다. 선수단을 불러 모았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데 정상에 오르는 사람이 있고 중도에 하차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죽는 사람도 생긴다. 우리는 정상에는 못 오를 지라도 중도에 하차하지 않기 위해 이 경기를 잡아야 한다. 강등당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해라. 포기는 없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라." 선수단에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희망과 불굴의 정신은 끝내 광주를 외면했다. 눈앞에 펼쳐진 건 0대2의 패배 뿐. 강등이다. 반면 같은날 강원은 성남을 1대0으로 제압하며 악몽같았던 강등경쟁의 마침표를 찍었다. 1부리그 잔류 확정이다. 대전 역시 전남에 1대3으로 패했지만 광주의 패배를 디딤돌 삼아 1부리그 잔류행 티켓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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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광주의 강등은 축구계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할 환경을 구단이 만들어주지 못했다. 광주 선수들은 지난해 창단 때부터 2인 1실 원룸 생활을 하고 있다. 좁은 방에 큰 2명의 장정이 몸을 맞대고 살아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 여름에는 더위와, 겨울에는 추위와 전쟁을 펼쳐야 한다. 휴식을 취해야 할 클럽하우스에서 생활이 아닌 또 다른 전쟁을 펼치고 있으니 그라운드에서 투혼을 기대하기가 힘든게 사실이다. 구단 수뇌부에도 잡음이 끊기지 않았다. 그간 축구판에 공공연히 소문으로 나돌던 광주 감독과 단장 사이의 불화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지난 17일 성남과의 K-리그 40라운드였다. 전반에 3골을 내준 광주는 연달아 4골을 몰아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1경기 만에 천금같은 승리였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에 뜨겁게 환호해야 할 순간 최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단장이라는 사람이 0대3으로 지는 것을 보고 그냥 가버렸다. 수장이 돼가지고 선수들을 격려해주고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팀이 지길 바라는 사람이랑 똑같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감독이 힘을 받겠냐." 박병모 광주FC 단장을 향한 섭섭한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최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나간 직후 당황한 광주 구단 홍보직원이 황급히 사태 수습에 나섰다. "감독님이 오해하셨다. 단장님은 아직 경기장 근처에 계신다. 후반전이 끝날 때까지 정철수 성남 사무국장과 함께 VIP석에서 관전하셨다"고 해명했다. 사실 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광주의 현주소가 공개된 촌극의 현장이었다.

이날 강등이 확정된 직후 최 감독도 내심 마음을 정리한 듯 입을 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30년 만에 강등된 첫 감독이다. 광주로 돌아가서 거취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겠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갑자기 웃으며 다시 말을 꺼냈다. "다 잘 알고 있듯이 단장하고 얘기를 할 수 없지 않나. 광주에 돌아가서 구단주와 책임과 관련해서 얘기를 할 것이다." 불화의 골이 상당히 깊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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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구월드컵경기장과 달리 강원과 대전의 그라운드에는 환희가 가득했다. 1대0의 승리를 거두며 잔류를 확정한 강원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모두 하늘 높이 손을 치켜들었다. 서포터스들도 마치 우승을 차지한 듯이 기쁨의 노래를 불렀다. 선수들은 김학범 감독 주위에 모여들어 한껏 기쁨을 즐기더니 곧바로 서포터스에 달려갔다. 축제였다. 선수들은 함께 만세를 나눈 후 유니폼을 탈의해 서포터스에게 던졌다. 광양축구전용구장은 전남-대전전에서는 대전이 1대3으로 패했지만 광주의 패배를 디딤돌 삼아 1부리그 잔류 티켓을 쟁취했다. 치열했던 2012년 K-리그 강등 전쟁이 43라운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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