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듯 하다.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철이 연일 날고 있다. 구자철은 29일(한국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코틀립-다임러 슈타디온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지난 18일 프랑크푸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뒤 두 경기 만에 본 골 맛이었다. 구자철은 0-1로 뒤진 전반 44분 멋진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분데스리가 12라운드의 골로 선정됐던 프랑크푸르트전 못지 않은 아름다운 골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타고 있는 '말춤' 세리머니도 이어졌다. 기쁨은 잠시었다. 구자철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아우크스부르크는 1대2로 패했다. 7경기 연속 무승행진(2무5패)의 수렁에 빠졌다. 팀은 최하위(승점 7·1승4무9패)에 머무르고 있다.
구자철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자철은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오른쪽 뿐만 아니라 중앙과 좌측을 오가는 '프리롤' 역할을 소화했다. 볼배급은 물론 찬스가 생기면 과감히 때렸다. 후반 35분에는 골키퍼 선방에 막힌 강력한 대포알 슈팅을 날렸고, 후반 43분에는 일본인 수비수 사카이를 앞에 두고 오버헤드킥을 하기도 했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도 전담하며 날카로운 킥을 과시했다. 구자철에게 볼이 가면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에 활력이 생겼다. 그러나 쉽게 볼을 받을 수 없었다. 나머지 동료들의 활약이 구자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자철은 지난시즌 임대로 아우크스부르크에 합류한 이래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팀을 잔류시켰다. 지난해에는 구자철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료들이 있었다. 벨링하우젠(뒤셀도르프)은 측면 공격을 이끌었고, 호소가이(레버쿠젠)는 3선에서 구자철에게 볼을 공급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팀을 떠나며 전력 자체가 약해졌다. 최전방의 묄더스만이 3골을 넣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바이어는 지난해만 못하고, 수비의 핵심이었던 상코는 잦은 실수를 범하고 있다. 이같은 동료들의 부진은 기록에서 잘 나타난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4경기에서 단 10골만 넣으며 분데스리가 최소 득점의 오명을 쓰고 있다. 25실점이나 하며 리그 최다 실점 2위에 올랐다. 독일 최다 부수를 자랑하는 빌트는 슈투트가르트전 후 구자철에 평점 3점(독일은 평점 1점부터 6점까지 주어지며, 낮을수록 좋은 평점이다)을 준 반면 나머지 동료들에게 4~5점의 박한 점수를 매겼다. 계속된 부진에 바인지를 감독 경질설까지 나오고 있다.
두자철의 팀내 입지는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독일 언론 역시 구자철을 확실한 에이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임대의 전설'을 쓰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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