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처음 도입된 승강제에서 2부 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한 것은 부덕의 소치다. 사퇴한다."
최만희 감독이 스스로 광주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최 감독은 1일 전남과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최종전(1대0 승)을 끝으로 물러났다. 최 감독은 지난해 창단된 광주와 4년간 계약했다. 아직 2년이 더 남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2부 리그 강등을 막지 못한 것은 스스로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다.
최 감독은 "구단주인 강운태 광주 시장을 만나지 못해 의사 전달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 판단에는 그렇게(사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최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대구전에서 0대2로 패해 광주의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였다. 당시 최 감독은 "구단주와 상의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라며 사실상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최 감독은 "강등 전까지는 긴장을 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그냥 그렇더라.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강등을 당해야 한다. 한참 배우고 있는 후배들보다는 차라리 내가 먼저 받는 게 낫지 싶더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미안함을 안고 떠난다. "내 소임을 다하지 못해 미안하다. 임관식 코치는 호남대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가기로 했다. 남은 이들에게는 미안하고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또 "스플릿 시스템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지 알 수 있었다. 한국 축구가 발전적으로 갈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피부로 통감한다. 우리 프로 선수들도 그런 자극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지난 2년 간 최 감독의 고군분투는 눈물겨웠다. 창단 첫 해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으로 고생했다. 그래도 2000년 전북 현대 감독을 시작으로 부산 아이콘스(현 아이파크) 수석코치(2002년 11월~2004년), 수원 삼성 2군 코치(2005년 1월~2010년 6월) 등으로 활동하면서 얻은 풍부한 경험으로 팀을 이끌었다.
특히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방법을 모색해 '패배의식'을 걷어내려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시도민구단 중 창단 첫 해 최다승(9승)을 기록했다.
올시즌 초반은 환희였다. 개막 이후 5경기에서 3승2무로 2위까지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먹구름이 끼었다. 승리가 요원해졌다. 12경기 무승에 빠졌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 한 명도 보강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면서 결국 2부 리그 강등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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