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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최용수 시대가 활짝 열렸다

by 김성원 기자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최용수 감독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홍은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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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최용수 시대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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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이었다. 연세대를 졸업한 23세인 그가 K-리그와 만났다. 드래프트 2순위로 프로에 입단했다. 눈길을 사로잡은 대어는 아니었다. 그저 그런 미완의 대기였다. 순탄치 않았다. 동계전지훈련에서 그는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줄곧 스트라이커로 뛰던 그에게 수비는 생소했다. 좌충우돌, 실수를 반복했다.

다행히 개막 직전 운명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공격수 선배의 부상으로 그 자리를 꿰찼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출격 3경기째인 4월 2일 전북 버팔로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데 이어 5일 유공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연이은 골 소식에 언론은 대형 스트라이커의 탄생을 알렸다. 첫 해 그는 35경기에 출전, 10골-7도움을 기록하며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1994년)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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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 흘렀다. 그동안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거치면서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잡았다. 2000년 그는 첫 K-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34경기에서 14골-10도움을 기록, '10-10'을 달성했다. 경쟁자가 없었다. '꽃중의 꽃'인 MVP(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으며 K-리그 최고봉에 올랐다.

정상에 있을 때 그는 K-리그를 떠났다. 일본 J-리그에서 전성기를 이어갔고, 2006년 친정으로 돌아왔다. FC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 최용수는 그 해 8월 은퇴,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코치로 있으면서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을 보냈다. 하지만 눈은 감고 있지 않았다." 이장수→귀네슈→빙가다→황보관 감독을 보좌하면서 그는 철저하게 자신을 감췄다. 배우고 또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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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6일 드디어 감독 최용수 시대가 열렸다. 황보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자 그 자리를 채웠다.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연착륙에 성공했다.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컵대회 등 33경기에서 20승5무8패를 기록했다. 15위까지 추락한 팀을 3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끝은 아픔이었다. 11월 19일 포스트시즌의 첫 판인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과 맞닥뜨렸다. 그러나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1대3으로 무너졌다.

구단은 한때 외국인 감독도 고려했다. 묘수는 없었다. 최용수 감독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대행 꼬리표를 뗐다. 더 이상 눈물은 없었다. 환희의 마침표를 찍었다. 2012년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 감독은 한 시즌내내 선수들과 줄다리기를 했다. 때론 당근, 때로 채찍으로 선수단을 장악했다. 주장 하대성은 "1년 365일 서울의 훈련장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의 우승은 바로 최 감독이 빚어낸 작품이다. 최 감독은 한 팀에서 선수(2000년), 코치(2010년), 감독(2012년)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첫 K-리거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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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리그가 2일 문을 닫았다. 최 감독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2년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또 다른 기쁨을 누렸다. 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신인상, MVP, 감독상의 영예를 안으며 또한번 첫 K-리거로 역사에 남게 됐다.

최 감독은 올시즌 지도자로서 성적표가 51점에 불과하다고 했다. 41세인 그는 이제 걸음마를 뗐다. "진정한 평가를 받기 위해 끝이 아닌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더 철저하게 할 것이다.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다." 입술을 깨문 그는 내년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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