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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R 중원, '근면한' 박지성의 자리도 있을 것

by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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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흘러나온 '예술가적인 그라네로와 근면한 박지성'의 보도가 8천여 km나 떨어진 한국 땅까지 전해졌다. 한숨 나오는 성적에 감독이 바뀌었고, 그 효과가 즉시 승리라는 결과물로 나오지 않은 조급한 상황, '경쟁 구도'에 대해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또, 요동치는 팀 분위기 속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한 박지성을 향한 우려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어쩌면 이 시기가 중앙과 측면을 오가던 박지성에겐 고정된 역할을 부여받는 기회일 수도, 아니면 어느 한 곳에 자리 잡지 못한 채 표류하는 위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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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교체와 함께 바뀌어 버린 QPR의 중원 구성.



중원의 기본 틀에 변화가 생긴 현재, 마크 휴즈 감독 체제의 선택은 그다지 뚜렷한 힌트를 주지 못한다. 당시엔 중앙 자원을 2명 배치한 뒤 타랍, 호일렛, 마키와 같은 측면 자원을 당겨와 그 위에 배치하면서 △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았고, 박지성은 그라네로의 합류와 파울린의 부상 복귀 직전 디아키테와 짝을 맞춰 고생했던 것 말고는 중원에서 남긴 발자취가 사실상 없다. 이후 주로 측면에 배치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되기도 하던 중 중원에서는 그라네로, 파울린, 디아키테가 경쟁을 벌이며 번갈아 기용되는 모습이었다.

반면 레드납 감독의 선택엔 큰 변화가 있었다. 선더랜드전에서는 그라네로-음비아-디아키테의 중원 조합이 변형을 보이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기저기에서 엇갈렸지만,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역삼각형의 형태가 보다 뚜렷이 나타났다. 이 속에서 박지성은 어떠했느냐. 한 달 여만에 복귀한 첫 경기에서는 후반 20분 디아키테와 교체돼 음비아가 밑을 받친 상황에서 그라네로와 함께 호흡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하프타임에 그라네로와 교체돼 디아키테와 25분가량 발을 맞추었고, 디아키테가 호일렛과 교체된 뒤에는 숀 데리와 동일 선상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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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경쟁자 음비아보다는 '그라네로-디아키테'.



▽모양으로 배치된 중원 조합 중 아래 꼭짓점은 음비아가 출전했고, 이 선수가 부상을 당하자 그 공백은 숀 데리로 채워졌다. 더욱이 두 차례의 교체 기록에서도 확인했듯, 박지성은 그 앞에 배치된 그라네로, 디아키테와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그 중 그라네로는 지난 경기들에서 확실히 빼어난 조율 능력을 보여줬다. 볼을 쉽게 빼앗기지 않고 지켜내면서 템포를 조절해 나가고, 훌륭한 전진 패스를 이어나갔다. 공격진과 허리진의 연결 고리가 없어 고생했던 지난날의 QPR을 떠올리면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곤 했던 타랍의 존재만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을 터, 그라네로가 없다면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 유기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디아키테의 활약도 좋았다. 우선 동료의 수비를 분담하면서 측면을 잘 틀어막아 수비적인 밸런스 유지에 이바지한 바가 컸다. 더욱 볼만했던 건 공격 지원. 왼쪽의 타랍이 중앙으로 들어와 원톱 밑에서 움직였고, 오른쪽의 마키와 숀 라잇 필립스도 수시로 최전방 위치로 움직이면서, 측면 공격은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의 오버래핑에 의해 완성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 속에서 선더랜드전 기준 보싱와에 디아키테까지 가담한 오른쪽 공격(41%)은 트라오레가 고군분투했던 왼쪽(22%)보다 약 두 배 가량 높았으며, 크로스 개수 또한 압도했다. 공격적으로 볼을 운반하는 힘은 디아키테가 강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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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한' 박지성을 차별화 할 수 있는 무기는



이런 동료들이 선발 출장하고 부상에서 막 복귀한 박지성이 두 경기 연속 교체로 뛰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 상황을 '입지'의 문제로까지 해석하는 모양인데, 확실한 건 박지성'만'이 드러낼 수 있는 존재감도 분명 있다는 점이다. 중원의 넘버원 카드가 된 그라네로(파울린)-디아키테의 조합도 기본적으로 괜찮은 수비 능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박지성이 투입되자마자 보여준 '역습의 저지'는 경쟁자들에게서는 쉽게 기대하기 힘든 플레이었다. 게다가 선더랜드나 애스턴 빌라가 아닌 중위권 이상의 팀을 만났을 때 음비아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지도 미지수. 이럴 때엔 수비적인 맥을 짚고 헌신할 수 있는 박지성이 절실하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지원을 확실히 받을 수만 있다면, 디아키테와 함께 뛰면서 수비적인 분담도 신경 써야 했던 시즌 초반과는 달리 공격적으로도 많은 힘을 쓸 수 있다. 막 부상에서 복귀한 선더랜드전에서는 공격적으로 조금은 둔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것도 사실이지만, 볼이 없을 때 부지런히 뛰어드는 움직임만큼은 여전했다. 연계가 나오기 시작한 QPR의 공격 작업에서 머지않아 골로써 소리를 내는 영웅이 나와준다면, 상대를 끌고 다니며 소리 없는 영웅 역할을 하는 것도 충분히 먹혀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일단 부상의 후유증만 말끔히 털어내는 게 관건, 평소 폼만 회복한다면 '근면한' 박지성을 위한 자리도 분명 있을 것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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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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