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 더욱 흥미롭게 꾸려졌다.
서정원 감독(42)이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 K-리그를 제패한 최용수 FC서울 감독(41)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났다. 두 감독은 라이벌 관계의 산역사다. '영원한 맞수' 연세대와 고려대의 피가 흐른다. 프로에선 한때 동료였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서 감독이 말을 갈아타면서 앙숙이 됐다. 극과 극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가득하다. K-리그 최고의 카드인 슈퍼매치는 더 살벌해졌다.
출발은 동색이었지만…
대학 때부터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서 감독은 고려대 88학번, 최 감독은 연세대 90학번이다. 두 감독은 2년간 맞수 대결을 펼쳤다. 대학시절 서 감독이 더 화려했다. 프로 입단 당시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반면 최 감독은 '미완의 대기'였다. 드래프트 2순위로 K-리그에 발을 들였다.
프로에서 출발은 동색이었다. 둘다 LG에서 발걸음을 뗐다. 서 감독은 1992년, 최 감독은 1994년 입단했다. 최 감독은 첫 해 신인상을 거머쥐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둘은 최 감독이 상무에 입대하기 전인 1996년까지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1999년 운명이 달라졌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1년간 뛴 서 감독은 친정팀이 아닌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안양 LG는 서 감독의 배신에 발끈했고, '이적 당시 국내에 돌아오면 원 소속 구단에 복귀한다는 조건을 위반했다'며 법적 소송에 들어갔다. 이적료 반환 소송을 냈다. 팬들은 서 감독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화형식까지 치렀다. 줄다리기는 길었다. FC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한 후인 2004년 대법원에서 결론이 내려졌다. 서울이 승소했다. 대법원은 서 감독에게 이자비용을 포함해 약 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 감독의 거취를 놓고 충돌한 서울과 수원은 앙숙 관계는 슈퍼매치의 도화선이었다.
태극마크의 향수
서 감독은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월드컵, 최 감독은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 프랑스월드컵의 향수를 공유하고 있다. 1997년 9월 28일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도쿄대첩'을 함께 일궜다. 0-1로 뒤진 후반 38분이었다. 최 감독이 헤딩으로 어시스트한 볼이 교체투입된 서 감독의 머리에 걸렸고, 골문이 활짝 열렸다. 한국은 3분 뒤 이민성의 중거리포로 적지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서 감독은 A매치 87경기에 출전, 16골, 최 감독은 67경기에 출전, 27골을 터트렸다. 1990년대 중후반 태극마크의 추억을 함께 머금고 있다. 서 감독은 2007년 오스트리아에서 은퇴했고, J-리그를 누빈 최 감독은 2006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달라진 세대, 감독으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 세대가 올해 감독으로 성공시대를 열었다. 홍명보 감독이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연출했고, 최 감독은 K-리그, 황선홍 포항 감독은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 감독은 2002년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동시대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수원이 40대 초반인 서 감독을 선임한 이유도 현재의 분위기가 반영돼 있다. 청소년대표팀, A대표팀 코치에 이어 지난 시즌 수원의 수석코치였던 서 감독은 사령탑으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올시즌 K-리그 감독상을 수상한 최 감독은 일찌감치 합격점을 받았다.
내년 시즌 둘은 사령탑으로 처음 맞닥뜨린다. 최 감독은 지난달 4일 1대1로 비기며 수원전 7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슈퍼매치에 유독 약했다. 지휘봉을 잡은 후 1무5패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구단이 수원이다. 상대는 이제 서 감독이다. 두 사령탑 모두 승부욕이 강하다. 내년 시즌 슈퍼매치는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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