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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구자준 총재 특별 인터뷰]"올림픽 4위 했다고 잔치할때 아니다"

by 신창범 기자
신임 KOVO 구자준 총재가 스포츠조선과의 특별인터뷰에서 엄지 손가락을 지켜세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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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한국배구연맹(KOVO) 구자준 총재(62)가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프로배구 남자팀인 LIG손해보험 구단주로 배구와 인연을 맺었던 구 총재는 지난달 23일 공석중인 KOVO 총재에 취임했다. 취임 이후 한달 정도 시간이 흘렀다. 구 총재는 스포츠조선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 LIG손해보험 회장인 구 총재는 기업가답게 혁신적이면서도 창조적인 발상, 인재 중심의 운영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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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의 단체장이 되면 가장 먼저 내세우는 부분이 구단수를 늘리는 일이다. 선수단과 팬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 총재의 생각은 단호했다. 한국 배구는 지금 양적 성장이 필요한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구 총재는 "현재 남녀 6개 구단에 선수 수급도 힘든 상황에서 팀을 늘리는 일은 무모한 짓"이라며 "그 보다 앞서 팀 간 실력 차이를 줄여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을 밝혔다. 구 총재는 운동에 재능이 있는 어린 선수들을 타 종목에 빼앗기는 일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어릴때 운동을 좀 하면 다른 종목에서 데려가 버린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유소년 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 총재는 취임 이후 유소년 배구 발전에 가장 많은 지원과 투자를 지시했다. 구 총재는 "유소년 투자에 대한 효과는 20~30년 이후에 나타날 것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엔 못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그는 "야구나 축구는 수백억을 버는 스타들이 있다. 배구는 없다. 배구도 어린 선수들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가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선 배구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배구에 대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구 총재는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배구가 4위를 했다고 잔치 분위기였다. 태국한테도 지는 실력인데 만족해서는 안된다. 최소 일본, 중국에게는 이기는 실력이 돼야 하지 않겠나"라며 한국 배구의 실력 향상을 원했다. 국제적인 실력 향상을 언급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야구나 축구가 보여줬 듯 국제 대회에서의 호성적은 국내 리그의 인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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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종목과 비교해 배구가 갖는 불리함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구 총재는 "배구는 세트스코어가 3대0으로 끝나버리면 경기 시간이 정말 짧다. 근본적으로 배구 인기가 올라가려면 각 팀 들의 실력이 비슷해 풀세트 접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져야 할 것"이라며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룰이라는 게 있겠지만 우리만의 특수성을 살려 배구 인기를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씨름과 비교해 보자. 두 선수가 샅바싸움을 하면서 신경전을 벌이지만 보는 이들은 재미가 없다. 배구도 마찬가지다. 승부에만 집착하면 팬들은 재미가 없다. 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구 총재의 파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골프 여자 선수들의 경우 화장도 하고, 짧은 치마도 입고 멋지게 치장도 한다. 여기에 골프도 잘 치니까 인기가 높다. 배구 선수는 늘씬하고 키도 크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게 더 많다"며 "배구 인기를 올리기 위해선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세트 중간 휴식 시간을 조금 늘려 아이돌 공연을 진행하는 것도 팬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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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총재는 취임 이후 어수선했던 KOVO 조직을 말끔하게 정리했다. 구설수에 올랐던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했고, 새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KOVO의 재정 부분에는 LIG손해보험 감사실 출신의 인사를 사무처장으로 투입했다. 투명 경영을 선언한 것이다.

구 총재는 "KOVO 내부를 들여다보니 다소 아마추어적인 부분이 많았다. 기업 경영을 접목해서 KOVO 조직을 보다 더 투명하게 바꿔 놓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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