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완 대전 시티즌 신임 감독이 제자들로부터 양복 선물을 받고 활짝 웃었다. "엊그제 부산 제자들을 만났는데, 양복을 사주더라"며 은근슬쩍 자랑했다. "K-리그 패셔니스타가 사준 거라 아마 감각은 믿을 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우월한 슈트발'로 최고의 패셔니스타에 선정된 '애제자' 한지호(부산)를 언급했다. 부산 코칭스태프들이 이구동성 칭찬하는 '성실맨' 윤동민과 함께 김 감독에게 보은의 슈트를 선물했다. 한지호는 "지난 2년간 저희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에 대한 보은이자, 새 도전에 대한 응원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패션 테러리스트'셔서요"라며 웃었다.
절친 사제지간인 만큼 패션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음… 시골이장님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굉장히 옷을 못입으세요. 차라리 유니폼을 입으시면 나은데… 사복을 입으시면 헐렁한 '골덴(코듀로이)' 재킷에 쓰리버튼에, 통넓은 바지에… 휴…." 김 감독 역시 "내가 패션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서… 감독이 된 후 아내가 걱정을 많이 한다"고 인정했다. 기특한 제자들은 서울 강남의 모백화점에 스승을 모시고 가, 직접 옷을 골라 입히는 열의로 김 감독을 감동시켰다. "감독선생님이 되셨으니까, 앞으로 매경기 깔끔하게 입으셔야 하잖아요." 짙은 네이비 컬러에 체크패턴이 살짝 가미된 슈트와 대전의 상징색인 보랏빛 넥타이를 골라드렸다. 슈트 입은 감독님의 모습이 어떻더냐는 질문에 '촌철살인' 대답이 돌아왔다. "역시 옷이 날개더라고요."
부산은 최근 2주새 안익수 감독과 김 수석코치를 한꺼번에 떠나보내고, 17일 윤성효 전 수원감독을 맞아들였다. 프로 3년차 한지호는 '호랑이선생님' 안 감독 아래서 지난 2년간 성장을 거듭했다. 홍익대 시절 '득점왕'으로 기대를 모았던 '꽃미남' 한지호는 부산 '아이돌파크'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올시즌 K-리그에서 44경기 전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골키퍼 김용대(서울) 외국인선수 자일(제주) 그리고 한지호, 3명뿐이다. 부상관리, 경고관리, 멘탈관리에 철저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32경기 4골4도움, 올해 44경기 6골3도움을 기록했다. 골기근에 시달린 부산에서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안 감독님 밑에서 꾸준히, 긍정적인 마음으로 믿고 따라가다보니 나도 모르게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안 감독의 혹독한 훈련량을 견뎌낸 만큼, 어떤 감독이 와도 자신있겠다는 말에 "선수가 감독님에게 맞춰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응력이 좋은 편이다. 어떤 감독님의 스타일에도 잘 따라갈 수 있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사실 올시즌 골찬스를 놓치면서 비난도 많이 받았다.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동계훈련에서 열심히 노력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골을 넣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김 감독은 제자들이 선물한 '보은의 슈트'를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 입고 나갈 작정이다. 홈, 원정의 드레스코드도 정했다. 홈에선 홈팬들에 대한 예의로 슈트를, 원정에선 전투적인 마음가짐으로 트레이닝 유니폼을 입겠다고 선언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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