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초로 마침내 400승 고지에 올랐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다.
후배 KGC의 이상범 감독은 그를 '만수'라고 칭했다. 온갖 칭호를 붙여도 부족함이 없는 사령탑이 유 감독이다. 모비스는 1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65대49로 승리를 거두며 SK와 공동선두가 됐다. 유 감독은 KBL 사상 처음으로 사령탑으로는 400승을 달성했다.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기록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감독 자체를 10년 이상 지키기도 어려운 현실에 비춰보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었다. 98~99시즌 프로 출범해에 유 감독은 대우증권을 맡았고, 이후 신세기, SK, 전자랜드를 거쳐 2004~2005시즌부터 현재의 모비스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009~2010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거머쥐는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지도자로는 최고의 명예를 가져가기도 했다.
그의 욕심의 끝은 어디일까. 400승을 달성하던 날 "몇 승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유 감독은 "계약기간이 2년 반 남았는데, 최소한 팀성적을 위해서 해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운이 좋아 재계약을 또 하게 된다면 그 첫 해에 500승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산술적인 계산에 따르면 유 감독은 올시즌이 끝나고 내년과 후년, 두 시즌 동안 최소한 70승을 이루고 모비스와의 재계약이 이뤄지는 2015~2016시즌 500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아주 겸손한 표현이자, 모비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4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유 감독의 최대 애제자는 누구일까. 유 감독은 이러한 질문을 수없이도 받았지만, 한 선수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저 연습할 때나 경기할 때 열정을 쏟는 선수가 좋다는 말 밖에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대표 가드 양동근을 빼놓을 수 없다. 양동근은 유 감독이 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 프로에 데뷔했다. 양동근 입장에서는 유 감독을 빼놓고는 자신의 프로 인생을 이야기할 수 없다. 유 감독의 채찍질은 양동근을 심신에 걸쳐 강하게 만들었다. 유 감독은 자신의 농구 색깔을 양동근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양동근은 유 감독의 지휘 아래 최고의 가드로 성장했다. 400승이라는 금자탑 저편에는 설명하지 않을 수 없는 둘 간의 관계가 존재한다.
양동근은 "세대가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 감독님이 현역 시절 뛰던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많이 혼나고 많이 시달려도 감독님 밑에서, 이 틀 안에서 나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며 유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양동근의 말대로 유 감독과 둘 사이의 세대 차이는 20년 정도가 난다. 유 감독은 80년대 선수로 전성기를 보냈고 양동근은 2000년대의 스타다. 유 감독은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양동근에 대해 항상 "내가 잔소리도 많이 하고 그러지만 동근이는 좋아하는 선수다. 그러나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며 애제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팬들은 둘을 향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하기도 한다.
모비스는 유 감독이든, 양동근이든 현재의 계약 기간이 끝나도 무조건 재계약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양동근이 30대 중후반을 넘기는 나이가 돼도 유 감독과의 관계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울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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