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발림'에 선수들은 흔들리고, 구단은 좌불안석이다.
겨울이적시장은 벌집이 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적설이 쏟아지고 있다. 윤빛가람(성남) 하대성(서울) 윤석영(전남) 등이 수십억원에 포장된 채 허공을 맴돌고 있다.
거론되는 구단을 나열하기조차 쉽지 않다. 포르투갈 SC브라가, 독일 베르더 브레멘, 크로아티아 디나모 자그레브, 이탈리아 AC밀란, 잉글랜드 토트넘, QPR(퀸즈파크레인저스) 등…. 사실이라면 순리대로 협상을 진행해 가부를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설만 난무할 뿐 열쇠를 쥐고 있는 구단들은 한결같이 실체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구단들은 "에이전트들의 농간에 선수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직접적인 제안서나 계약서는 오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설익은 이적 제의가 마치 진실로 둔갑된 듯하다. 구단들은 27일 제도개선위원회에 이어 28일 실무위원회에서 최근 끊이지 않는 이적설에 대해 의견을 교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대로 이적시장이 끝나면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의 꿈인 해외 진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몸값을 올리기 위한 몇몇 에이전트들의 장난이나 헐값 이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K-리그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수들은 '헛바람'에 현혹되지 말고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해야한다. 해외 진출에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유럽 무대는 벽이 더 높다. 박지성(QPR)과 이영표(밴쿠버)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을 거쳐 빅리그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K-리그에서 곧바로 유럽으로 이적해 연착륙한 해외파는 이청용(볼턴)이 유일하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혹독한 시련 끝에 제자리를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통해 탈출구를 찾았다. 독일 함부르크의 손흥민은 18세 이하 유스팀에서 적응한 후 1군 무대를 밟았다.
반면 전남에서 선덜랜드로 직행한 지동원은 현재 설자리를 잃었다. 그는 임대를 통해 부활을 노리고 있다. K-리그에서 유럽으로 이적한 미들즈브러 이동국(전북), 웨스트브로미치 김두현(수원), 위건 조원희(우한) 등은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장밋빛 환상에서 탈출해야 한다. 해외 이적은 꿈이 아닌 현실이다. 구체적인 이적 제안에 이은 협상은 기본이다. 성공 여부는 다음 문제다. 섣부른 판단으로 방황한다면 오점을 남길 수 있다. 한국 축구에도 손실이다. 국내든, 해외든 프로선수 수명은 평균 10년 안팎이다.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 영원히 도태될 수 있다. 인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접근해야 한다. 귀를 열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에이전트의 유혹에서 허우적거리면 그 시간만큼 후퇴하게 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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