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 모비스와 LG의 경기.
3쿼터 6분22초를 남기고 모비스 양동근이 수비진영에서 볼을 잡다가 약간 더듬었다. 그 틈을 노린 LG 조상열은 가로채기를 시도하기 위해 거칠게 달려들었다.
양동근 역시 다시 볼을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조상열의 안면에 양동근의 얼굴이 부닥쳤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 매우 세게 충돌했기 때문에 두 선수는 한참동안을 코트에 쓰러져 있었다.
이날 해설을 맡은 박건연 KBS N 해설위원도 "충돌의 강도로 봐서 큰 부상이 염려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양동근의 내구성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왼쪽 눈두덩이가 삽시간에 벌개졌다. 하지만 양동근은 모비스 유재학 감독에게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고 코트에 그대로 뛰었다.
스코어는 52-24, 모비스가 28점이나 앞서 있는 여유로운 상황.
사실 양동근은 내구력은 리그에서 가장 좋다. 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표 차출 이후에 곧바로 소속팀에 복귀, 경기에 출전했다. 다른 선수들이 하루나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소속팀에 복귀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의 성실함과 철저한 몸관리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선수들에게는 엄격한 유 감독 역시 "양동근은 100% 믿을 수 있는 선수다. 모두가 본받아야 할 자세를 지녔다"고 했다.
결국 이날 유 감독은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4쿼터 양동근을 벤치에 앉혔다. 모비스는 경기 초반부터 LG를 압박했다. 내외곽의 강한 압박수비에 전날 KGC와 혈전을 치른 LG는 제대로 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3쿼터가 끝난 뒤 전광판에 찍힌 스코어는 68-32. 모비스는 3쿼터까지 라틀리프(23득점) 함지훈(15득점)이 LG 골밑을 초토화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결국 모비스는 LG를 84대49로 완파했다.
최근 양동근은 공격에서 좋지 않다. 이날 4득점(4어시스트)에 그쳤다. 지난 28일 삼성전에서는 2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는 여전히 높다.
수비에서 완벽한 제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그를 치르다보면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비에서 제 역할을 펼치면 그런 공백은 많이 줄어든다. 코칭스태프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 "기복이 없는 안정적인 선수"라고 평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공격은 잘 풀리지 않지만, 수비에서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팀동료들에게도 믿음을 준다.
양동근은 7시즌 째 그런 모습을 한결같이 보여주고 있다. 그의 내구력이 놀랍기만 하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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