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S와 Wii(위)로 세계 게임기 시장을 지배했던 일본 닌텐도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닌텐도는 오는 3월말로 끝나는 2013 회계연도에서 영업손실이 350억엔(약 355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17일 발표했다. 당초 닌텐도는 2013년도에 9200억엔의 매출에 550억엔의 흑자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 매출액이 5900억엔에 그치면서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닌텐도는 지난 2011년 373억엔, 지난해 364억엔 적자에 이어 벌써 3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셈이다. 지난 2009년 영업이익이 5300억엔에 달한 경이적인 실적을 감안하면, 닌텐도의 실적은 몰락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적자의 원인은 가정용 게임기 WiiU(위유)와 3DS의 판매 부진 때문이다. 당초 WiiU는 900만대 판매를 예상했지만 280만대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이용자들이 NDS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점이다. 게다가 NDS를 이용하려면 최고 3만원 이상의 게임 타이틀을 구매해야 하지만, 스마트폰에선 구글플레이나 각종 앱스토어 등을 통해 단 몇 달러에 훌륭한 게임을 손쉽게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
예전에는 '슈퍼마리오'와 같은 킬러 타이틀을 즐기기 위해선 닌텐도 게임기를 반드시 구매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를 대체할만한 더 재밌는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게임 이외에는 별달리 즐길 것이 없는 전용 게임기에다 독점 타이틀을 고집하는 닌텐도의 폐쇄성은 스마트폰 혁명 속에 처참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스마트폰 대중화가 게임기 시장의 '종언'을 가져올 것인지는 의문이다. 스마트폰이 아직 따라잡기 힘든 휴대용 게임 전용기만의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다. 또 가정용 게임기는 북미와 유럽, 일본에서 여전히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PS4(플레이스테이션4)와 X박스 원 등 가정용 게임기들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변모해 출시됐는데, PS4는 연말까지 420만대 그리고 X박스원은 300만대를 팔며 게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바 있다.
한편 닌텐도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오는 30일 경영방침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타 사장은 일본 언론을 통해 "하드웨어를 2만~3만엔에 그리고 타이틀을 5000~6000엔에 판매하는 사업구조를 계속 가져가야 될지 의문이다"라고 밝혀, 향후 새로운 사업모델이 나올지 주목된다. 닌텐도가 과연 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닌텐도 부활은 여기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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