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안갯속이다. 누가 낫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홍명보호 골문의 주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일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는 정성룡(수원)이 나섰다. 정성룡에게는 기회였다. 그동안 A대표팀 부동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한 그였다. 지난해 말부터 입지가 흔들렸다. 2012년 10월 브라질전에서 네이마르에게 내준 프리킥골이 시발점이었다. 다이빙을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골을 허용했다. 네이마르가 워낙 잘 찬 슈팅이었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이 일었다. 0대2 패배의 멍에를 혼자 썼다. 11월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김승규(울산)가 골키퍼장갑을 꼈다. 2대1 승리의 초석을 다졌다.
김승규는 승승장구했다. 새해 첫 경기였던 코스타리카전에서도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은 코스타리카에게 1대0으로 승리했다. 이어진 멕시코전에서도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모두들 김승규가 경쟁에서 한 발 앞서게 됐다고 말했다. 정성룡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무너지나 싶었다. 기회가 찾아왔다. 김승규는 멕시코전에서 4골이나 내주었다. 수비진이 무너진 측면도 있었지만 김승규 본인의 보이지 않는 실수도 있었다. 홍 감독으로서는 고심 끝에 미국전 골문을 정성룡에게 맡겼다.
그러나 정성룡도 미국전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2골을 내주었다. 전반 4분과 후반 15분 미국의 공격수 크리스 원더롭스키에게 연속골을 내주었다. 물론 둘 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컸다. 전반 4분 상황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정성룡은 데이비스의 왼발 슈팅을 펀칭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정성룡이 쳐낸 볼은 그대로 원더롭스키 앞으로 향했다. 원더롭스키는 다이렉트 헤딩골을 기록했다. 후반 15분 실점 상황 역시 정성룡의 잘못은 아니었다. 미국 공격수 주시는 왼쪽을 무너뜨린 뒤 원더롭스키에게 패스,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주었다. 원더롭스키의 슈팅이 너무 좋았다.
결국 홍명보호의 골키퍼 경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3월 그리스와의 원정 친선경기다. 이 경기에서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될 선수가 주전 경쟁에서 한 발 앞설 것으로 보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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