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김주성에겐 이런 시즌은 없었다. 지난 2002∼2003시즌에 데뷔한 이후 11시즌 동안 6강에서 탈락한 경우는 2006∼2007시즌과 지난시즌 딱 두번 뿐이었다. 그것도 이번 시즌처럼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김주성에겐 정말 생소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스럽다"는 김주성은 "'이게 뭐지?' 거짓말 같고 꿈속 같다. 내일 눈뜨면 팀 성적이 중간정도에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농구 인생에선 큰 도움이 될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항상 좋은 성적이 익숙했던 그에게 부진이란 경험을 알게 해줬다. "이런 시련도 헤쳐나가는 것이 남은 선수생활이나 선수생활이 끝난 뒤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기에 더욱 열심히 뛰어야 한다. 사실 이렇게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되고 시즌 막바지엔 몸을 사리게 된다. 굳이 무리하게 뛰다간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주성은 특히나 부상을 조심해야하는 선수. 하지만 김주성은 20일 전자랜드전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팀을 이끌었다. 3쿼터엔 전자랜드 찰스 로드와 부딪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곧이은 플레이에서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려 코트에 떨어졌다. 무려 팀내 최장인 35분을 뛰며 12득점-12리바운드-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시즌을 마치지 못하신 감독님, 프런트,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래서 남은 시즌 열심히 해야한다"는 김주성은 "지금이라도 다지고 다져서 모두를 위한 팀이 되는게 다음시즌을 위해서도 좋다"고 했다. 부상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주성은 "오늘도 사실 몸이 많이 무거웠지만 열심히 했다"면서 "부상 걱정도 되는데 다치지 않는 한도내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부상을 무서워하면 농구를 반밖에 안하는 거다"라고 했다.
다행히 성과가 있다. 동부는 2월 들어 4승3패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이렇게 이기는 게 우리에게 힘이 된다"는 김주성은 "사실 성과가 안나오면 처질 수밖에 없는데 준비한 플레이가 맞아떨어지고 승리하면서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보이는게 다행"이라고 했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포기하고 몸을 사리면 내가 얻는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면 이런 기억이 나중에 나에게 금덩어리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는 김주성. 꼴찌의 수모에서도 그는 희망을 찾고 있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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