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KDB생명과 하나외환은 우리은행 2013~2014시즌 '봄농구(플레이오프)'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하나외환은 일찌감치 3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좌절됐다. KDB생명도 사실상 3강 PO가 어렵게 됐다. 둘다 남은 경기에서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 그래도 팬들은 기대하는 게 있다. 무기력한 모습, 포기한 듯한 경기 내용을 기대하지 않는다.
PO에 못 나가게 됐더라도 악착같이 해서 3강 PO 싸움을 하는 상위권팀을 잡는 모습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고춧가루'를 뿌려달라는 것이다.
KDB생명과 하나외환은 22일 맞대결에서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둘다 무더기 실책(턴오버)를 쏟아냈다. 하나외환의 27실책은 WKBL 역대 한 경기 팀 최다 기록이며, 양팀 합계 46실책은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1분당 평균 한 개 이상의 실책이 나온 최악의 졸전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프로팀들의 경기라고 하기에 낯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득점이 많이 나온 것도 아니다. KDB생명이 56대40으로 승리했다.
두 팀 모두 이번 시즌 이 정도까지 많은 실책을 하지 않았다. KDB생명은 경기당 평균 15.4개, 하나외환은 15.9개다. 그런데 유독 22일 경기에서 둘 다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하나외환은 출전 선수 중 강이슬을 뺀 선수 전원이 턴오버를 1개 이상 했다. 이유진이 5개로 가장 많았다. 나키아 샌포드와 박하나는 4개씩, 허윤자 김이슬이 3개씩을 범했다.
팀이 어려울 때는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하지만 하나외환은 그렇지 못했다. 고참이나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나 다 똑같이 실수를 연발했다. 이렇게 무너지면 코칭스태프가 손쓸 방법이 없다.
23일 현재, KDB생명은 6경기, 하나외환은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두 팀은 앞으로 3강 PO 팀을 결정하는데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그만큼 마지막 7라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무기력하게 자멸하는 모습은 팬들을 경기장 밖으로 내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가올 2014~2015시즌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죽기살기로 마지막 힘까지 쏟아내야 한다. 그게 프로선수의 진정한 모습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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