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에서 유니폼 관련 규정은 엄격하다. 매 경기 시작 90분 전 경기 감독관에게 출전 선수 엔트리를 제출하면서 유니폼의 색을 정한다. 경기 중 유니폼을 갈아 입을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옷이 찢어지는 등 크게 훼손됐을 때 뿐이다. 물론 하프 타임 라커룸에서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색과 디자인의 유니폼에 한해서다. 경기 중 유니폼 혼용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정한 최소한의 규정이다.
이 규정을 무색하게하는 일이 발생했다. 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과 브라질의 친선경기였다. 브라질은 전반과 후반 각각 다른 색상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전반에 노란색의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은 후반 들어 파란색의 원정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브라질 유니폼을 후원하는 나이키의 이벤트였다. 나이키는 이 이벤트에 대해 '후반에 원정 유니폼을 최초 공개하는 이색적인 경기를 펼쳤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돈의 힘으로 축구의 기본 규정인 단일 경기 단일 유니폼 규정을 무색하게 하는 처사에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자본의 힘에 축구가 영향을 받은 사례는 이전에도 있어왔다. 하지만 대부분 경기 시작 시간 변경이나 하프타임 연장 등 경기 외적인 부분이 많았다. 이번처럼 규정을 무색하게 하는 일은 드물었다.
물론 사전 팀매니저 미팅을 통해 후반전 유니폼 교환에 대해 서로 합의는 했겠지만 '돈이라면 축구의 기본적인 규정을 무시해도 된다'는 인상을 남겼다. 돈으로 축구 위에 군림하려는 행태는 수준 이하의 행동이자 오만이 아닐 수 없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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