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나 황무지에 무심코 자라난 잡초는 온실 속의 화초보다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 비 바람에도 끄떡없고 아무리 뽑아도 꿋꿋하게 다시 생겨난다. 강인함의 절정이라 할만하다. 편리함만 쫓고 움직이기를 거부해 점점 온실 속의 화초가 되어가는 현대인에게 잡초처럼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되는 게 있다. 바로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력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몸의 면역력을 무너뜨리는 흉악범이 수시로 한반도를 잠식하고 있다. 예고도 없이 중국에서 날아와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지난 10월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세먼지 고농도 횟수는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까지도 미세먼지의 농도가 평소보다 3~4배까지 높은 날이 자주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온 먼지는 1차로 코털에서 걸러지고, 2차로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진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걸러지지 않은 채 폐포에 흡착돼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몸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
편강한의원 서초점 서효석 원장은 "면역력이란 외부 침입자를 상대로 싸우는 힘이다. 그러나 폐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우리 몸은 외부 알레르기 항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가 된다. 폐가 깨끗하고 그 기능이 활발해야 내 몸에 침입한 세균을 상대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폐 기능이 약한 상태에서 찬 기운이나 노폐물, 염증, 기관지 경련 등으로 기관지가 수축하면 천식이라는 병이 생긴다고 본다. 기관지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 미세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수축해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기침, 가슴 답답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알레르기 천식을 예방하기 위해선 폐 기능을 정상적으로 활발히 하는 것이 관건이다. 폐 기능이 활발해지면 폐와 연장선에 있는 기관지, 편도선 등의 부속 기관들도 더불어 강화될 수 있기 때문. 특히 편도선이 튼튼해지면 편도선에서 힘을 얻은 임파구들이 '식균작용', 즉 균을 없애는 작용을 해 감기와 알레르기 천식을 미리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이 한의원의 설명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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