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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사건에 휘말려왔다. 이석채 전 회장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인해 불명예 퇴진했고, 자회사 KT ENS의 1조8000억대 대출사기 사건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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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악재는 전임 회장 체제에서 발생한 것들이라 새로운 '황창규호'에 책임을 가중시키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KT 10구단의 경우는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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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도 10구단을 유치할 때 '빅테크테인먼트(Baseball+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tainment·야구+정보통신+첨단기술+즐거움)'를 표방하며 유·무선전화, 인터넷, 미디어-방송, 금융 등 계열사의 사업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프로야구에 수천억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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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되나?
KT의 약속 문건에서 가장 전면에 내세운 것이 '구단 설립 및 창단 지원'이다. 1군 진입시까지 총 6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1군선수-코칭스태프 구성(250억원) 다음으로 큰 사업이 2군 전용구장·숙소 건립(200억원)이다. 전용 구장·숙소는 프로야구의 필수 인프라다. KT는 지난해 10월 여주시 강천면 9만3763㎡ 부지에 이를 짓기로 하고 여주시와 MOU(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 현재 성균관대 시설을 2015년까지 2년 임대한 KT는 여주구장을 늦어도 2016년 초까지 완공해야 한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MOU 체결 이후 아무런 후속 작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KT는 여주시 측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여주시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여주시 관계자는 "MOU는 KT가 계획부터 완공까지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여주시는 행정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면서 "KT가 기본적인 도시계획 등 어떤 사업을 한다는 신청서라도 제출해야 이를 토대로 검토-승인을 거치는 게 정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KT가 여주 구장 건립을 위한 본격 행보에 착수했다면 용역 업체의 문의라도 왔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고, KT 측과 간단한 업무 협의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하도 연락이 없길래 KT 측에 몇 차례 전화했지만 내부사정 때문에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한화는 3만6363㎡의 부지에 서산 2군 전용구장을 완공(2012년 12월)하기까지 설계 단계부터 1년 6개월 가량 걸렸다. KT의 여주 부지는 한화보다 2.6배 크다. 그런데도 MOU 체결 이후 5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여주 프로젝트'가 지연되면 2015시즌부터 1군에 합류하는 10구단의 향후 행보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전사적인 지원계획은 어디로 가나
KT는 10구단 약속에서 6만2000여 그룹 계열사와 협력사 임직원의 유·무형 지원 파워를 자랑했다. 이 가운데 50여 계열사와 함께 하는 'KT그룹 야구단 발전위원회 운영'을 핵심 약속으로 내세웠다. 전체 그룹 차원의 총체적이고 유기적인 야구단 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해 그룹내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계열사 업무 특성에 맞게 사업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BC카드, KT렌탈, KT스카이라이프, KT미디어허브 등 계열사들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야구단 지원금으로 조성해 연간 50억원 규모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현재 '야구단 발전위원회'의 존재가 애매하다. KT 측은 "KT스포츠단에 지분 참여한 계열사들이 금전적·업무적 지원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상의 발전위원회가 사내 별도 기구를 의미하는 게 아니지만 사실상 발전위원회 역할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간 50억원 지원금에 대해 KT는 "지난해 지분 참여금과는 별도로 50억원 이상 지원받았다"고 설명하지만 정확한 지원금 규모,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내부 사정상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올해분 지원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이석채 회장 시절 창단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성복 부회장이 창단 완료로 창단준비위가 자동 해산된 뒤 발전위원회를 이끌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황 회장이 취임하면서 자진사퇴 형식으로 KT를 떠났다. 그룹 내 유일한 스포츠 경영 전문가였던 권사일 사장도 비슷한 시기에 물러난 이후 10구단은 '선장'없이 항해중이다. 주변에서는 "10구단은 이석채 체제의 큰 공적으로 여겨지는데 후임 체제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황 회장은 취임 이후 내부 개혁의 일환으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조하고 있어 계열사의 야구단 지원금 조성이 약속대로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2군리그 참가를 목전에 둔 KT스포츠단은 올해 신년 업무보고도 못하고 있다. KT가 10구단 국민 약속으로 인해 신뢰감을 또 잃는 게 아닌지 우려감만 계속 이어진다. 황 회장은 이제 10구단의 새로운 구단주가 돼야 한다.
KT 측은 "2군리그 출범이 급선무라 다른 업무에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한 형편이다. 여주 훈련장은 아직 시간이 있고, 상황에 따라 성균관대 야구장 임대 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면서 "그룹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10구단 약속을 차질없이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