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좌타자 히메네스(32)가 LG 정찬헌의 몸쪽 직구를 직선 끝내기 홈런으로 만든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몸쪽으로 바짝 붙인 공을 눈깜짝힐 사이에 방망이를 돌려서 홈런으로 연결했다. 무게 중심이 유지됐고, 하체를 동반한 완벽한 스윙이었다. 이 장면만 보면 투수들이 히메네스에게 몸쪽 직구, 특히 높은 위치에는 던지기 어렵겠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히메네스가 지난 4경기에서 고전한 건 바깥쪽과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였다. 특히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변화구(좌타수의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에 자주 헛방망이를 돌렸다.
그는 큰 덩치 때문인지 타석에서 홈플레이트와 제법 멀리 떨어져 섰다. 그래서 투수가 던지는 몸쪽 공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린다. 반면 바깥쪽 공은 멀게 느껴진다. 큰 신체조건(1m92, 127㎏) 때문에 바깥쪽 공을 치는데 물리적으로 문제는 없다. 하지만 국내 투수들이 아직은 낯설고 구질 파악이 덜 된 상황에서 히메네스가 불리한 싸움을 했다.
히메네스는 바깥쪽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공을 치기 위해 상체와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체는 가만 있고 상체만 움직이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방망이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타구에 힘도 실리지 않았다.
맛보기는 끝났다. 히메네스와 상대 투수들의 머리싸움이 시작된다. 둘다 서로를 연구하고 서로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야 이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히메네스에게 당분간 몸쪽 직구로 결정구를 던지는 투수는 없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히메네스는 변화구와 바깥쪽에 대한 확실한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이 싸움에서 승리하면 히메네스는 롯데 구단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롯데 구단이 외국인 선수 루이스 히메네스(32)를 영입하면서 걸었던 기대는 타율 2할8푼 이상, 20홈런 이상, 그리고 80타점 이상이었다.
그는 지난달 14일 시범경기를 위해 러닝을 하다 햄스트링을 다쳐 1군 데뷔가 늦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끝내기 스리런 홈런포로 드라마틱한 국내 신고식을 했다. 그리고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에서 11타수 4안타 1타점을 하고 다시 홈 부산으로 돌아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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