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은 프로축구단 창단의 성공 열쇠로 '팬'을 꼽았다.
14일 이랜드그룹이 발표한 '2020 비전'을 살펴보면, 2015~2016년 평균관중 1만명 이상 달성, 2017~2018년 2만5000명 이상 달성, 2019~2020년 4만명 이상 달성이란 목표가 설정됐다.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축구계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평균관중 1위를 기록한 수원 삼성도 1만7600명이었다. 2년 안에 평균관중 1만명 달성은 거품이 껴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박상균 대표이사 내정자는 밝은 청사진을 그렸다. "국내외 기업을 연구해서 어떤 부분이 팬들과 호흡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구단명은 팬의 공모를 통해 확정할 것이다. 기존 타구단의 팬플릿을 바꾸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팬플릿을 시작하면서 형식적인게 아니라 처음부터 팬들과 호흡하고 팬들이 어떤 구단을 원하는지 의견을 수렴, 반영해 만들어 나갈 것이다."
팬이 있어야 이랜드그룹이 설계한 모든 운영 전략이 맞아 떨어진다. 팬이 모여야 스폰서 유치가 가능해진다. 수익의 다각화를 통해 자립 경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또 스포츠-문화 콘텐츠 형성이 가능해진다.
팬 확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경기장 주변 환경이다. 팬들이 놀 공간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건 서울시의 몫이다. 이랜드그룹은 서울시와 네 차례 정도 연고 협약과 잠실종합운동장 사용권에 대해 협의를 가졌다. 14일에는 공식 문서를 제출, 창단 의사를 공식화했다.
현재 잠실종합운동장은 스포츠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그 동안 콘서트 등 문화 콘텐츠 위주로 활용돼 왔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위해 사계절 잔디를 깔고 시설을 일부 개보수했지만, 9개월여간 프로 경기를 치르기에는 많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가령, 관중들이 안락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좌석 교체가 절실하다. 또 본부석에서 그라운드까지 40m나 되고, 맞은 편까진 100m에 이르는 시야를 좁혀줘야 한다. 가변좌석 설치와 네이밍권을 구단에 넘겨주는 등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랜드그룹은 축구장에 오면 심심하다는 인식을 지우려고 한다. 풍부한 놀거리를 제공해 어린이부터 가족, 여성 팬심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국 프로축구단은 많은 제약에 묶여 있다. 경기장의 모든 권한이 시설관리공단에 일임돼 있다. 이렇다보니 프로축구단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 문제는 권한 이전으로 풀 수 있다. 잠실종합운동장 사용권을 구단에 위탁해 기존 문화와 스포츠 콘텐츠가 결합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
서울에 '제2의 기업구단 창단'은 축구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팬들이 기다려왔다. 오랜 숙원을 이랜드그룹이 풀었다. 그렇다면 서울시도 화답할 때다. 서울시와 이랜드그룹의 만남으로 결국 수혜를 누리는 이는 서울 시민이 될 것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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