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들의 조기 귀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주영(29·왓포드)을 시작으로 박주호(27·마인츠) 박종우(25·광저우 부리) 기성용(25·선덜랜드)이 잔여 시즌을 접고 한국행을 택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이들의 조기 귀국에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하는 차원이 아니다.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빌려 치료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박주영 박주호 기성용 모두 유럽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박주호는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위에 생긴 염증이 악화돼 독일에서 세차례에 걸쳐 염증 부위의 고름을 빼내는 수술을 받았다. 당초 2주면 회복될 것이라 했지만, 예상보다 치료기간이 길어졌다. 구단의 배려로 지난달 28일 귀국한 박주호는 재진단을 받은 후 한국에서 봉합 수술을 다시 받았다. 하루 빨리 치료를 받았다면 더 빠른 회복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기성용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은 지난달 12일(한국시각) 열린 에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이후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오른 무릎 힘줄에 염증(건염)이 생겼다. 하지만 선덜랜드의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 당초 선덜랜드는 2주간 쉬면 회복이 될 것이라 했다. 이같은 판단을 내린 선덜랜드의 주치의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오판 후 빨리 대처를 했으면 상황이 나아졌을텐데, 이번엔 영국의 의료시스템에 발목이 잡혔다. 기성용은 팀 닥터와 면담한 뒤 1차 진단을 받고, 런던의 병원에서 부상 부위를 정밀 진단했다. 이를 판단할 전문의를 만나는데 또 시간을 허비했다. 선덜랜드는 한국에서 치료 받기를 원하는 기성용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조기 귀국을 허락했다.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유럽과 다르다. 진단부터 재활까지 전문의의 주도 아래 논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맞춤형 치료도 가능하다. 송준섭 대표팀 주치의(서을제이에스병원장)는 "월드컵 같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부상관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초기 일분일초가 회복을 결정지을 수 있다"며 "유럽에서는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결과를 받아보는 데만 일주일이 걸린다. 진단을 받고 전문의를 만나는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전문의가 바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치료까지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봉와직염에 시달리던 박주영은 귀국 후 발빠른 치료를 받으며 훈련을 시작했다. 결국 유럽파의 조기귀국은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그라운드 복귀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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