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 대표팀이 모였다. 박주영(왓포드) 기성용(선덜랜드) 이청용(볼턴) 이근호(상주) 정성룡(수원) 김신욱 이 용 김승규(이상 울산) 이범영(부산) 등 9명이 우선 소집됐다. 한달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최종 담금질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비난도 많았다. 그만큼 월드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그 관심의 표현이다.
원칙을 내세운 홍명보 감독, 초반부터 고전했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과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를 뽑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주영에 발목이 잡혔다. 당시 소속팀인 아스널에서 출전기회를 못잡았다. 홍 감독은 원칙에 갇혔다. 여러차례 여론에 밀렸다. 돌파를 택했다. 그리스전을 앞두고 박주영카드를 뽑았다. "원칙을 깼다"는 비난이 일었다.
박주영이 골을 넣었다. 846일만의 A매치 골이었다. 여론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선택이 옳았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했다. 박주영이 부상으로 귀국했다. 파주NFC에서 재활훈련을 했다. '황제 훈련'이란 비난이 뒤따랐다. 박주영은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
8일 최종엔트리가 발표됐다.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명주(포항) 탈락이 가장 큰 문제였다. '원칙의 모순'이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이명주는 지금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좋은 선수"라면서 "지금 이명주가 포항에서의 포지션을 봤을 때 공격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기성용과 한국영 하대성이 있다. 한국영이 옐로카드로 결장하는 것들을 대비할 때 (이명주 대신)박종우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1월 브라질과 미국 전지훈련에서 이명주에게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요구했지만 결국 선택하지 못했다"고 탈락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박주호(마인츠)의 탈락을 두고도 말이 나온다.
맞다. 홍 감독이 잘못했다. 스스로 세운 원칙을 스스로 깼다. 그것도 여러번이다.
'홍명보'라는 이름 석자, 믿음과 책임의 이미지였다. 그런 홍 감독이기에 많이 곤혼스러웠을 것이다. 한번 돌아보자. 원칙에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일이 큰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
사실 원칙을 밝힐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상황이 안좋았다. SNS논란 등으로 시끄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원칙을 내세웠다. 홍 감독다웠다. 그 홍 감독다움이, 결국 빌미가 됐다.
원칙과 예외, 그 속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죄인이 된다. 누가 뭐라해도 결과가 우선이다. 감독은 최고의 전력을 짜야한다. 그만의 색깔에도 맞춰야 한다. 주위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그들은 책임지지 않는다. 책임은 감독이 진다. 선수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만 보면 홍 감독의 선택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원칙과 예외의 문제에 걸려있다.
어쨌든 홍명보호의 닻은 올랐다. 전장에 나서는 장수에게 필요한 건 격려다. 응원과 박수다. "왜 재를 안데리고 가"라는 질책은 필요없다. "어디 얼만큼 잘하나 두고보자"는 말은 더더욱 안된다. 논란은 여기까지여야 된다. 더 이상 나가면 무의미하다. 독이 될 뿐이다.
팬들과 홍 감독의 공통분모는 결국 '성적'이다. 결과가 평가의 기본 잣대가 된다. 이제 논란과 평가는 월드컵이 끝난 뒤 하는 게 옳다.
12일 홍 감독은 가장 먼저 파주NFC에 나타났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제 시작이다. 남은 기간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겠다. 좋은 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의 편을 좀 들어야 겠다. 지금은 홍 감독을 지켜봐줘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싶다. 잘하라고 응원해줄 순서인 것 같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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