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야구에선 타순 1~2번 선수들의 맹활약이 두드러진다.
이 밥상을 차려야 하는 '테이블 세터'들이 타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과거 1~2번은 출루율이 높고, 발이 빠르면 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은 요구 수준이 높아졌다. 힘까지 갖춰 중요한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일명 밥상을 차리다 못해 씹어 먹는 '테이블 세터'들이 탄생했다.
두산 베어스 1번 민병헌이 가장 대표적이다. 민병헌의 타격 지표를 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 2일 현재 타율 3위(0.378), 타점 공동 2위(44타점)이다. 71안타로 이 부문에선 3위다. 홈런 8개로 공동 15위. 타격의 정교함과 동시에 파워까지 갖췄다. 민병헌이 만약 두산이 아닌 다른 팀에 있었다면 타순 1번이 아닌 3번에 가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민병헌이 1번 타자로서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건 클러치 상황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두산의 경우 8번 김재호(0.426)와 9번 정수빈(0.372)이 높은 출루율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민병헌은 밥상을 차리는 역할 뿐 아니라 8~9번이 차려준 밥상을 잘 먹어치우고 있다.
민병헌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3푼8리(2위)다.
민병헌의 뒤를 받치고 있는 2번 오재원도 만만치 않다. 타율 5위(0.373), 18타점, 53안타, 16도루(5위)다. 두산은 민병헌과 오재원이 둘이서 62타점을 합작했다. 웬만한 팀 3~4번 타자 보다 팀 공헌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NC 테이블 세터 박민우(21타점)와 이종욱(35타점)도 민병헌-오재원 못지 않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롯데 1번 정 훈(27타점)과 2번 전준우(28타점)도 55타점을 합작했다. SK 1번 김강민(28타점)과 2번 조동화(27타점)도 55타점을 올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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